제넨셀 창립자 영장 기각한 판사 아들, 김승원 의윈실서 근무…위법성 따져보니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6.09.11 11:00  수정 2026.09.1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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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넨셀 창립자 영장 기각한 정인재 판사…아들, 이듬해 김승원 의원실서 약 3개월 근무

金 "공개적으로 면접 통해 맡겨…월 100만원 정도"…후보자 측 '보은성 채용' 부인

법조계 "채용 자체 국회법 위반 보기 어려워…대가·보은 차원이라면 형사 문제 가능"

"형사책임과 별개로 부모 찬스·공정성 논란…사법부 중립성·공직윤리 신뢰 훼손 우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관련 사건에서 제넨셀 창립자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정인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아들이 이후 김 후보자 의원실에서 입법보조원으로 근무한 사실이 확인됐다. 법조계에선 입법보조원 채용 자체를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영장 기각에 대한 대가나 보은 차원의 채용이었다는 점이 입증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정 부장판사는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로 근무하던 지난 2023년 12월 사기미수 등 혐의를 받던 제넨셀 창립자 강모씨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1차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당시 대학생이던 정 부장판사의 아들 정모씨는 2024년 중반 김 후보자 의원실에 입법보조원으로 등록돼 약 3개월간 근무했다. 김 후보자 측에 따르면 정 부장판사가 아들이 국회 입법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제도가 있는지 문의했고, 김 후보자가 입법보조원 제도와 채용 절차를 안내했다. 정씨는 보좌진 면접을 거친 뒤 리서치 업무 등을 수행했으며 교통비와 식비 등 실비 보전 명목으로 월 약 1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서 정씨를 입법보조원으로 채용한 경위를 묻는 질문에 "떳떳하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면접을 통해서 입법보조원이라는 일을 맡겼다"고 말했다. 이어 "입법보조원은 정식 직원은 아니고 국회 업무를 보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 기억에는 한 달에 100만원 정도만 받고 열심히 일하고 고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보자 측은 영장 기각과 정씨의 근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으며 보은성 채용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선 우선 입법보조원 채용 자체만 놓고 보면 위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입법보조원은 법률상 공개채용 절차가 의무화돼 있지 않고 각 의원실의 자율적 재량으로 등록하므로 국회법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영장 기각과 채용 사이 구체적인 대가관계가 확인된다면 형사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김 변호사는 "형법상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구체적인 직무관련성과 대가관계가 증명돼야 하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물증이나 진술이 없는 한 성립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건 법무법인 건양 변호사도 "입법보조원 채용이 이 사건 또는 다른 사건의 대가 내지 보은 차원이었다면 당연히 형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판사 아들이 입법보조원으로 근무하는 데 결격이 있었거나 실제로 근무하지 않았다면 그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탁금지법 위반 가능성도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관계만으로는 낮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청탁금지법은 채용 등 공직자 인사에 관해 법령을 위반해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행위를 부정청탁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채용이 의원실 재량이라는 점에서 청탁금지법상 법령을 위반해 채용 등 공직자 인사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입법보조원에 대해 의원실 운영경비나 정치자금 회계에서 의정활동 보조에 대한 정당한 실비로 처리됐다면 횡령이나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도 없다"고 했다.


다만 형사책임 성립 여부와 별개로 채용의 적절성과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남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변호사는 "입법보조원도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에서 부모 찬스 및 공정성 논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장을 기각한 판사의 자녀가 불과 몇 달 뒤 해당 의원실에서 실비를 받으며 근무한 사실 자체만으로도 사법부의 중립성과 국회의원의 공직윤리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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