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부터 경상환자 장기치료 심사
8주 내 집중치료·상해등급 우회 우려
진료 변화 모니터링·제도 보완 관건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의 장기치료 필요성을 심사하는 이른바 '8주룰'이 오는 10일부터 시행된다.ⓒ연합뉴스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의 장기치료를 관리하는 이른바 '8주룰'이 오는 10일부터 시행된다.
과잉진료를 줄일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만큼 앞으로는 이를 피해가는 '꼼수 진료'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일 이후 발생한 자동차사고부터 상해등급 12~14급 경상환자가 8주를 초과해 치료를 받으려면 장기치료 필요성에 대한 별도 심사를 거쳐야 한다.
환자는 사고일로부터 7주 이내 진단서와 진료기록부 등 관련 자료를 보험사에 제출해야 한다.
이후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 전문 의료인을 통해 치료 필요성과 적정 치료기간을 심사한다.
장기치료 필요성이 인정되면 보험사의 치료비 지급보증은 계속된다.
치료기간을 일률적으로 8주로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추가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보장을 이어가되 불필요한 장기치료를 걸러내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별다른 검증 없이 이어졌던 경상환자의 장기치료를 관리할 장치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손해율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 자동차사고 경상환자 수는 줄었지만 치료비는 오히려 증가해 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경상환자는 2019년 155만4000명에서 2024년 148만8000명으로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치료비는 1조원에서 1조4100억원으로 41% 늘었다.
지난해 8주를 초과해 치료받은 경상환자의 87.8%는 한방치료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비 증가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의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23년 80.7%에서 2024년 83.8%, 지난해 87.5%까지 상승했다.
보험손익 역시 2023년 5539억원 흑자에서 2024년 97억원 적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에는 적자 규모가 7080억원으로 확대됐으며, 올해 5월까지 누적 1637억원의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8주룰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최대 3%포인트(p) 낮아지고 약 6000억원의 보험금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제도 시행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우회 진료는 변수로 꼽힌다.
8주룰은 8주를 초과한 장기치료의 필요성을 심사할 뿐 8주 이내의 치료 횟수나 진료비 자체를 제한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장기치료가 줄더라도 과잉진료가 8주 이내로 집중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표적으로 8주를 넘기기 전 검사나 진료 횟수를 늘리거나 상대적으로 비용이 높은 치료를 집중적으로 받는 방식이다.
오히려 치료기간 자체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기존에는 6주 안팎이면 치료를 마칠 환자가 8주까지 기간을 늘리거나, 주 1~2회 수준이던 통원치료 횟수를 주 3~4회로 확대하는 식이다.
상해등급을 높여 심사 대상에서 벗어나는 방식도 언급된다. 8주룰은 상해등급 12~14급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뇌진탕이나 추간판탈출증 등 11급 진단을 받으면 장기치료 심사를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제도 시행 이후 장기치료 환자 감소뿐 아니라 치료기간과 내원 횟수, 진료비, 상해등급별 환자 비중 등의 변화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도 제도 시행 이후 관련 지표 변화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8주 이내 진료비가 증가하거나 특정 상해등급의 환자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경우 과잉진료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옮겨갔을 가능성을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도 연령과 상해등급, 치료방법 등에 따른 적정 치료기간을 분석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향후 실제 진료 데이터가 축적되면 비정상적인 치료 패턴을 확인하고 제도를 보완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8주룰 시행 이후에는 장기치료 환자가 얼마나 줄어드는지뿐 아니라 8주 이내 진료 횟수와 치료비가 늘어나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며 "특정 상해등급으로 환자가 몰리는 현상까지 살펴봐야 제도가 실제 과잉진료 감소로 이어지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행 과정에서 새로운 진료 행태가 확인되면 이를 토대로 심사와 관리 기준을 계속 다듬어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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