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10종 매트리스 ‘사람 손’으로…씰리 여주공장, 아시아 제조거점된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9.08 09:00  수정 2026.09.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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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면적 2배 키워 원스톱 생산체계 구축

110여 종 다품종 소량생산…숙련 인력 중심 품질관리

2028년 스프링까지 내재화…아시아 수출 거점 확대

여주공장 외부전경ⓒ씰리침대

“신여주공장은 제2의 도약을 위한 성장 엔진입니다.”


한때 국내 판매 제품의 70%를 미국에서 들여오던 글로벌 프리미엄 매트리스 브랜드 ‘씰리침대’가 이제는 전량을 한국에서 생산한다. 환율과 물류 변수에 흔들리던 수입 구조에서 벗어나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국내 생산기지를 구축한 결과다.


그 출발점은 2016년 경기 여주에 세운 국내 첫 생산공장이다. 씰리침대는 올해 공장 증설을 마치며 국내 생산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를 기반으로 공급 안정성과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향후 여주공장을 아시아태평양 시장 공략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윤종효 씰리침대 대표가 지난 7일 경기 여주 신여주공장에서 공장 증설 배경과 향후 아시아 시장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씰리침대

기자는 지난 7일 경기 여주에 위치한 씰리침대의 신규 생산공장을 찾았다. 새로운 여주공장의 생산 면적은 1만5183㎡로 기존 공장(7920㎡) 대비 약 2배 확대됐다. 최대 생산 인원 역시 71명에서 92명으로, 8시간 기준 최대 생산 역량은 약 300조에서 500조 수준으로 증가했다.


씰리는 공장 증설을 통해 원자재 검수부터 생산, 품질·안전성 검사, 완제품 관리와 출고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는 원스톱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자동화보다는 숙련 인력의 수작업을 기반으로 주문 후 제작·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을 유지하며, 현재 110여 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윤종효 씰리침대 대표는 “씰리코리아는 199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뒤 자체 생산시설 없이 수입과 OEM 방식에 의존해왔으나, 한국 프리미엄 침대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소비자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본사를 설득해 2016년 첫 여주공장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또 “한국 시장에서 제대로 성장하려면 국내 생산기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해 증설까지 결단했다”며 “생산공장은 식당으로 치면 공장은 ‘주방’과 같은 공간으로, 생산 방식과 품질관리 과정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공개하기 쉽지 않았음에도 정식 준공식에 앞서 기자들을 초청해 씰리의 실제 생산공정을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고 자부했다.


여주공장 생산동 내부전경ⓒ씰리침대

여주공장은 글로벌 매뉴얼을 기반으로 씰리침대의 브랜드 철학을 국내에서 구현하는 공간이다. 크게 ▲구매동 ▲생산동 ▲물류동 등으로 구성됐다. 원자재 입고부터 생산, 검수, 출하까지 주요 공정이 반시계 방향으로 이어지도록 동선을 짰다.


기자는 가장 먼저 구매동을 둘러봤다. 매트리스가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기 전 스프링과 원단, 충전재 등 주요 원부자재가 모이는 곳이다. 입고된 자재는 검수를 거쳐 적재된 뒤 생산 일정에 맞춰 생산동으로 보내진다.


구매동 한편에는 매트리스의 ‘뼈대’ 역할을 하는 스프링도 줄지어 놓여 있었다. 씰리의 포스처피딕 시스템에 적용되는 스프링은 티타늄 합금 소재로 제작되며, 이중 열처리를 거쳐 내구성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스프링은 호주 등 해외에서 생산해 들여온다.


부피가 큰 스프링을 그대로 운반하는 것은 아니다. 해외 공장에서 스프링을 강하게 압축하는 ‘베일링’을 거쳐 운송하고, 여주공장에 도착하면 전용 설비로 압축을 풀어 원래 형태로 되돌리는 ‘언베일링’ 작업을 진행한다. 복원된 스프링이 생산동으로 옮겨지는 구조다.


씰리침대 관계자는 “현재 미국 정형외과 전문가와 씰리 연구진으로 구성된 정형외과자문위원회와 협업하고 있다”며 “체중을 고르게 분산하는 ‘컴포트코어’와 가장자리 처짐을 방지하는 ‘유니케이스’ 등 자체 기술을 적용해 수면 중에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7일 경기 여주 씰리침대 신여주공장에서 작업자가 원단과 충전재를 누비는 퀼팅 작업을 하고 있다. ⓒ씰리침대

생산동에 들어서자 주문 순서에 맞춰 매트리스 제작이 한창이었다. 원단과 충전재를 누비는 퀼팅을 시작으로 봉제와 빌드 공정이 차례로 이어졌고, 작업자들은 각 단계에 맞춰 원단과 내장재를 결합해 제품을 완성해 나갔다.


씰리는 이곳 공장에서 고객 주문이 접수된 뒤 제품을 생산하는 ‘주문 후 제작’ 방식으로 매트리스를 제작하고 있다. 불필요한 재고와 생산 과정의 낭비 요소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장기 보관에 따른 품질 저하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다.


공정 곳곳에는 숙련 작업자의 손길과 함께 작업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일부 자동화 설비도 배치돼 있었다. 완제품 포장을 제외한 전 생산 공정에는 숙련 인력이 직접 참여했다. 기계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 사람의 손을 거치는 생산 방식을 유지하며 품질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매트리스를 일률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제품마다 적용되는 스프링과 충전재, 원단, 가드 등 세부 사양이 달라 공정별 작업 방식과 조립 과정에도 차이가 생긴다. 고급 제품일수록 소재와 내부 구조가 복잡해 작업자의 손길이 필요하다.


7일 경기 여주 씰리침대 신여주공장에서 (왼쪽부터 오른쪽)김정민 마케팅 상무, 윤종효 대표, 유동완 공장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씰리침대

생산 효율뿐 아니라 현장 안전과 제품 안전성 관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작업자들은 매일 생산을 시작하기 전 전체 조회에 이어 공정별로 약 10분간 TBM(Tool Box Meeting)을 갖는다. 당일 작업 내용과 주의해야 할 안전사항을 공유한 뒤 작업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제품 검증도 병행한다. 씰리는 국내에서 생산·판매하는 제품을 대상으로 매년 한국표준협회(KSA)의 ‘라돈 안전제품’ 인증을 받고 있다. 신제품은 출시 전 연세대학교 라돈안전센터의 테스트를 거쳐 안전성을 확인한 뒤 판매하고, 이후 정기 인증 절차를 거친다.


모션플렉스ⓒ씰리침대

이처럼 생산과 품질관리 전반의 체계를 강화한 씰리코리아는 신여주공장의 역할을 국내 공급기지에서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제조·수출 거점으로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확대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국내 프리미엄 침대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아시아 주요 시장으로 공급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추가 투자도 예정돼 있다. 씰리코리아는 오는 2028년 신여주공장 인근에 스프링 생산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스프링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해외에서 들여오는 핵심 소재인 스프링까지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어 핵심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아우르는 생산체계를 갖추게 된다.


윤 대표는 “현재 중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카자흐스탄에도 프리미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홍콩 등과도 수출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며 “여주공장을 국내 시장 대응을 위한 생산기지에서 아시아 주요 시장을 담당하는 핵심 제조거점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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