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0억원 사업비 부담에 용도지역 변경까지 필요…영종구 행정력 시험대
670년 신라시대 고승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영종구의 대표적인 역사문화유산 용궁사 전경 .ⓒ 장현일기자
인천 영종도의 대표적인 역사문화자원인 용궁사(사진)의 관광 기반시설 개선사업이 15년 가까이 진척을 보지 못하면서 영종구의 관광행정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1350년이 넘은 고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은 꾸준히 제시됐지만, 정작 방문객이 이용하는 진입도로와 주차장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관광객과 신도들의 불편이 반복되는 가운데 행정기관은 도시계획 규제와 사업비 부담 등을 이유로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7일 인천시와 영종구에 따르면 용궁사는 670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영종도의 대표적인 역사문화유산이다.
백운산과 연계할 경우 자연경관과 역사·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1차로로 협소한 용궁사 진입도로. 차량의 교행이 어려워 사찰을 찾는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하지만 현장의 사정은 기대와 크게 다르다.
용궁사로 이어지는 도로는 폭이 좁아 차량 교행에 어려움이 있고 관광버스 등 대형 차량의 진입도 여의치 않다.
주차공간도 충분하지 않아 방문객 차량이 주변에 몰리면서 교통혼잡과 안전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다.
실제 2024년 부처님오신날 행사 당시에는 용궁사 주변 사유지까지 차량이 몰리면서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의 혼잡이 발생하기도 했다.
문제 해결이 늦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부터 용궁사 관광명소화와 주차장 및 진입도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도시계획 규제와 토지 확보, 재원 마련 등의 문제가 얽히면서 사업은 장기간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최근에는 인천시의회에서도 사실상 15년 가까이 지연되고 있는 용궁사 접근성 개선 문제가 공식적으로 거론됐다.
영종구는 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용도지역과 재정 문제를 꼽고 있다.
용궁사 주변 주차장과 진입도로 부지가 보전녹지지역에 포함돼 있어 도로와 주차장 등 도시계획시설을 설치하려면 용도지역 변경 절차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사업 규모도 만만치 않다. 구는 관련 사업비를 약 5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어 자체 재정만으로 단기간에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영종구는 전통사찰 및 관광명소화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비롯해 관계부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해결책을 찾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는 행정의 이 같은 설명에 곱지 않은 시선이 적지 않다.
이미 지난 2011년부터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만큼 ‘검토’와 ‘대책 마련’만으로는 더 이상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용궁사 진입도로의 사유지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차량 통행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사실상 유일한 진입로가 막힐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안정적인 접근도로 확보가 단순한 관광 편의 차원을 넘어 안전과 재산권 문제로까지 확대된 셈이다.
용궁사 정비 문제는 단순히 도로 폭을 넓히고 주차장을 확보하는 사업으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종도가 국제공항을 기반으로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관광 콘텐츠로 활용할 최소한의 기반시설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점에서 영종구 관광정책의 실효성을 되짚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도시계획과 토지 확보, 대규모 재정 문제 등이 얽혀 있는 만큼 인천시 차원의 적극적인 조정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와 지역사회에서는 공영주차장 조성 후보지와 진입도로 확충 방안을 구체화하고 용도지역 변경 가능성, 토지 매입 및 보상, 시·구 간 재원분담 등을 포함한 실행계획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시민 김모(63)씨는 “13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용궁사를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 수년째 되풀이되고 있지만 방문객이 편하게 오갈 길조차 확보하지 못한다면 관광 활성화 정책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15년 가까이 제자리걸음을 이어온 용궁사 접근성 개선사업. 이제는 ‘검토’가 아니라 언제, 무엇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구체적인 답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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