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공보의 감소세 지속…군의관 입영도 절반 넘게 줄어
의료계, 36개월→24개월 단축 요구…국회서 잇단 논의
정치권선 ‘단계적 단축’ 목소리…국방부도 대책 마련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의 복무기간 단축을 위한 의료계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군의관·공보의 수급난이 심화하면서 현행 36개월인 복무기간을 24개월로 조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이달 정기국회가 시작되면서 관련 법안 논의가 진전될지 주목된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오는 11일, 서울시의사회는 17일 각각 국회에서 군의관·공보의 수급난과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정책토론회를 연다. 보건복지부와 국방부, 의료계, 의대생 대표 등이 참석해 복무기간 조정을 비롯한 인력난 해소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의료계가 복무기간 단축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갈수록 심화하는 인력 감소가 있다. 군의관과 공보의의 복무기간은 36개월로 현역병(18개월)의 두 배에 달한다. 특히 교육 기간은 복무기간에 포함되지 않아 실제 병역 이행에 걸리는 기간은 약 38개월에 이른다. 장기간 수련을 중단해야 하는 부담까지 겹치면서 군의관·공보의 대신 현역병을 선택하는 의대생들이 늘고 있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실제 공보의 인력은 빠르게 줄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등에 따르면 올해 신규 의과 공보의 편입 인원은 98명으로 2019년 663명의 6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전체 의과 공보의도 같은 기간 1960명에서 593명으로 약 70% 감소했다.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은 보건지소는 지난해 730곳에서 올해 1023곳으로 늘었으며, 2027년에는 전체 보건지소의 86.9%인 1083곳에 공보의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군의관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훈련소 입영 인원은 304명으로 지난해 692명보다 56% 줄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9년 군의관 입영 대상자는 77명까지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인력 감소가 이어지면 군과 의료취약지역의 의료 공백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의료계는 군의관·공보의 수급난을 완화하기 위해 현역병과의 복무기간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의학교육협의회는 최근 국무총리와 국방부·복지부 장관, 국회 국방·보건복지위원장에게 건의문을 전달하고 군의관·공보의 복무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하는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특히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병역법’, ‘군인사법’,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개정안 등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도 “군의료 붕괴를 막고,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지역 필수의료 인력인 공보의의 안정적인 확보가 가능하도록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는 관련 개정안들이 이번 정기국회 내에 조속히 통과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시의사회 역시 24개월 단축과 함께 군사훈련 기간도 복무기간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복무 종료 시점을 전공의 수련이 시작되는 3월에 맞춰 수련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군사훈련 기간도 24개월 복무기간 안에 넣어야 한다”며 “복무를 마친 의사가 다른 전공의들과 함께 3월부터 수련을 시작할 수 있도록 복무 종료 시점을 맞춰야 수련의 연속성과 정합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의료계가 제시한 24개월 단축안을 두고는 이견도 있다. 복무기간을 한 번에 1년 줄일 경우 군 의료인력 운용에 부담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단계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군의관 수급난을 지적하면서도 “24개월로 줄이는 것은 안 된다고 보고 점진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같은 자리에서 “국방부에서 대책을 세워 곧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향후 논의에서는 복무기간 단축 폭과 방식, 이에 따른 군·지역 의료인력 수급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군의관과 공보의 인력이 계속 줄고 있는 만큼 현행 복무체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공감대가 있다”며 “다만 복무기간을 어느 수준까지 줄일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른 만큼 군과 지역 의료의 인력 수급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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