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보유' vs 美 '비핵화'…북미대화 접점은 '핵동결·확산 방지'?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6.09.02 05:00  수정 2026.09.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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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 비핵화 방침에 반발…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요구

전문가 "핵동결 등 단계적 합의…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 가능"

美, 정상회담 대비 유해 발굴 준비…대화 재개 가능성 대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6월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 남측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북한이 미국의 비핵화 원칙에 거듭 반발하면서 북미대화 재개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가 다시 확인됐다.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인정 요구와 미국의 비핵화 원칙 사이 간극이 큰 만큼, 양측이 실제 대화 테이블에 앉기 위해서는 비핵화의 최종 목표보다는 핵확산 방지와 핵능력 동결 등 단계적 접근에서 접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담화를 통해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계속 전념한다는 입장을 비판하며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거듭 요구했다.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한미연합훈련과 북한인권 문제 등도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사례로 거론했다. 다만 북미대화 자체를 명시적으로 거부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지는 않으면서 대화의 여지는 열어뒀다.


미국에서는 북미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행정부 차원의 준비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은 백악관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합의가 이뤄질 경우 취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한 질의를 받고, 북한 내 6·25전쟁 미군 유해 공동 발굴을 재개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 대비한 미국 행정부의 사전 준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양측 모두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실제 협상 테이블에 앉기까지는 넘어야 할 간극이 크다. 미국이 북한을 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반면, 북한은 '비핵화'라는 표현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은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요구하는 것과 미국이 실제로 제공할 수 있는 조치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다"며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미국의 독자적인 결정만으로 가능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은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시아의 핵질서와 안보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미국으로서도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카드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북한의 핵보유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의 단계적 합의가 현실적인 접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위원은 "실질적인 비핵화보다는 핵동결과 핵확산 방지를 위한 합의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와 핵물질의 추가 생산·증산을 제한하고, 핵능력에 대한 관리와 보고 등을 단계적으로 논의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대신 미국이 내놓을 수 있는 상응조치로는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대북제재 완화나 관계 개선 등이 거론된다. 미국이 '비핵화'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핵확산 방지를 위한 합의를 먼저 제안한다면 북한도 대화에 응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한미연합훈련 문제는 북한이 최근 대미 비판에서 거듭 거론하고 있지만 실제 북미협상의 핵심 의제는 아닐 수 있다는 평가다. 박 연구위원은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언급은 미국과 한국을 압박하고 한미동맹을 흔들기 위한 수단"이라며 "주한미군 주둔과 미국의 핵전략 등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훈련 중단 자체가 북한의 가장 시급한 목표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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