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발생한 양도·대여 소득부터 22% 과세
손실 이월 막히고 스테이킹·에어드롭 기준은 ‘빈칸’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1300만 코인족이 맞닥뜨릴 가상자산 과세 시행이 넉 달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부터 기본공제 250만원을 넘는 투자소득에 22%의 세금이 부과되지만, 손실 반영과 스테이킹·에어드롭 등의 세부 기준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세 차례 미뤄진 코인 과세의 쟁점과 향방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직장인 A씨가 내년 비트코인 투자로 1000만원의 순이익을 거두더라도 온전히 손에 쥐는 돈은 835만원이다.
나머지 165만원은 이듬해인 2028년 5월 세금으로 신고·납부해야 한다.
그나마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사고팔았다면 세금 계산은 비교적 간단하다.
매수가격과 매도가격, 거래 수수료 등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어서다.
문제는 가상자산 투자가 단순 매매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코인을 맡기고 받은 스테이킹 보상이나 무상으로 지급받은 에어드롭은 언제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볼지부터 불분명하다.
코인을 받은 시점에 세금을 매길지, 실제로 팔아 현금화했을 때 과세할지에 따라 납부 시점과 세액이 달라질 수 있다.
내년 1월 과세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1300만 가상자산 투자자가 실제 거래에 적용해야 할 세부 기준에는 여전히 빈틈이 남아 있는 셈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과세 대상은 2027년 1월1일 이후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이다.
연간 양도·대여 대가에서 실제 취득가액과 거래 수수료 등 필요경비를 제외하고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금액에 20%의 세율을 적용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실질 세율은 22%다.
다만 가상자산을 언제 취득하고 처분했는지에 따라 세금 계산 방식은 달라진다.
올해 안에 양도하거나 대여해 확정한 소득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올해 말까지 계속 보유한 가상자산은 실제 매수가격과 올해 12월31일 당시 시가 가운데 큰 금액을 취득가액으로 인정한다.
과세 시행 전에 발생한 가격 상승분까지 세금이 붙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내년 이후 취득한 가상자산은 실제 매수가격을 취득가액으로 삼는다.
이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양도가액의 일정 비율을 필요경비로 인정하며 구체적인 비율은 최대 50% 범위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이처럼 가상자산을 취득하고 처분한 시점에 따른 소득 계산 기준은 마련됐다.
문제는 세금 계산이 한 해 단위로 끊긴다는 점이다.
투자 기간이 여러 해에 걸치면 세법상 수익과 투자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손익이 달라질 수 있다.
1억원 잃고 1000만원 벌어도 세금
현행 과세체계에서는 한 해 발생한 손실을 다음 해 수익에서 뺄 수 없기 때문이다.
여러 가상자산을 거래해 발생한 이익과 손실은 같은 과세연도 안에서 합산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연도의 손실을 다음 해로 넘기는 결손금 이월공제는 허용되지 않는다.
한 투자자가 2027년 비트코인 투자로 1억원을 잃은 뒤 2028년 500만원을 벌었다고 가정하면 2년간 누적 손실은 여전히 9500만원이다.
그럼에도 2027년 손실은 반영되지 않아 2028년에 거둔 수익에는 별도로 세금이 붙는다.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하면 납부해야 할 세금은 55만원이다.
주식 등 다른 투자자산에서 발생한 손익과 가상자산 손익을 합산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세금 계산에 필요한 거래 내역을 확보하는 일도 투자자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다.
국내 거래소는 이용자의 거래 자료를 과세당국에 제출할 수 있지만 해외 거래소와 탈중앙화거래소(DEX), 개인지갑에서 이뤄진 거래까지 일괄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과세당국이 거래 내역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신고 의무는 투자자에게 있다.
여러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오간 투자자는 취득가액과 양도가액, 거래 수수료 등을 직접 확인해 입증해야 한다.
코인만 받았는데도 세금 낼까
가상자산 거래가 단순 매매를 넘어섰다는 점도 세금 계산을 어렵게 만든다.
투자자들은 가상자산을 맡기고 보상을 받는 스테이킹과 렌딩, 새로운 코인을 무상으로 받는 에어드롭, 탈중앙화금융(DeFi) 유동성 공급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들 거래를 양도와 대여 중 무엇으로 볼지, 언제 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할지에 대한 기준은 아직 검토 단계다.
스테이킹 보상을 받은 시점에 과세하면 투자자는 코인을 팔아 현금화하기 전부터 세금을 부담할 수 있다.
보상으로 받은 코인의 가격이 이후 급락하면 실제로 확정한 수익과 세금의 기준이 달라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에어드롭과 하드포크도 코인을 받은 시점에 소득으로 볼지, 향후 매도할 때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볼지에 따라 과세 시점과 납부액이 달라진다.
디파이는 더욱 복잡하다.
디파이 이용자는 다른 투자자들이 코인을 교환할 수 있도록 두 종류의 가상자산을 ‘유동성풀’에 맡기고 거래 수수료 일부를 받는다.
가상자산을 맡긴 이용자에게는 자신의 지분을 나타내는 LP토큰이 지급된다.
이 과정에서 기존 가상자산을 LP토큰으로 교환한 것으로 볼지, 가상자산을 맡겼다가 돌려받는 대여와 유사한 거래로 볼지가 과세 쟁점이다.
국회예산정책처 연구용역 보고서는 이용자가 가상자산을 맡기고 LP토큰을 받은 행위를 가상자산 간 교환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해석을 적용하면 코인을 현금화하지 않았더라도 세법상 양도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
국세청은 스테이킹과 렌딩, 에어드롭, 하드포크 등의 거래 특성을 고려해 과세 여부와 소득의 성격, 취득가액 산정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1300만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22%라는 세율만이 아니다”며 “어떤 거래를 소득으로 보고 언제, 얼마를 신고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도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행 전까지 이 같은 빈칸을 채우지 못하면 투자자가 신고해야 할 소득과 세액을 스스로 정확하게 계산하기 어려워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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