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도시 세계 8위 ‘서울’…‘지방이전’에 경쟁력 꺾이나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8.26 07:07  수정 2026.08.26 07:07

2차 이전 확정 10~11월로 늦춰져

서울 잔류 최소화·혁신도시 집적 원칙

금융위도 지방 이전 정책 한계 적시

이재명 정부에서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추진하면서 서울에 위치한 정책 금융기관들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금융중심지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뉴시스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확정 시점을 한 차례 늦췄지만 서울에 남는 기관을 최소화한다는 원칙을 견지했다.


서울이 국제 금융도시 8위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금융기관을 대거 분산하는 정책은 국제금융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금융권과 국회에 따르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과 시기를 10~11월께 확정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공공기관과 소속기관 등 약 350곳을 검토 대상으로 두고 있다. 국토부는 현재 이전이 가능한 기관과 지역을 검토 중이다.


당초 전날(25일) 국무회의에 2차 이전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종 안건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김윤덕 장관은 “2차 이전은 원칙적으로 혁신도시로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집적과 집중을 원칙으로 해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서울에 남는 것은 제로(0)에 도전하라는 것이 대통령의 첫 번째 지시”라고 밝힌 만큼 서울 잔류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등 서울 소재 금융기관도 이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의 이전 가능성도 계속해서 언급된다.


다수 금융기관의 이전이 현실화하면 서울의 금융 기능은 상당 부분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24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이 세계적인 금융도시 평가에서 올해 처음 8위에 진입했는데 금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하면 평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위·금감원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에서 균형발전이라는 명목으로 함부로 이전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국토부가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서울의 국제금융 경쟁력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올해 3월 발표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에서는 세계 8위로 올라섰다.


GFCI는 영국 컨설팅그룹 지옌이 중국종합개발연구원과 공동으로 통계자료와 금융업계 종사자 설문을 결합해 산출하는 민간 종합지수다.


이런 가운데 금융기관의 지방 이전은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금융산업 집적도와 감독·정책 기능, 전문인력 확보, 인프라와 도시 평판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단 점에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의도에 있는 금융기관들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GFCI의 정량·정성 평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지방이전 중심의 정책에 대한 한계를 어느 정도 인지하는 모습이다.


금융위는 ‘제7차 금융중심지의 조성과 발전에 관한 기본계획’에서 지역 금융중심지 정책이 금융산업 육성보다 공공기관 이전과 금융센터 건립 등 도시개발에 치우쳐 있다고 평가했다.


2009년 서울과 함께 해양·파생금융 특화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부산의 경우 “금융중심지 개발이 인근 지역경제 발전과 연결되는 모습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인력 유출 및 외국계 기업 유치의 어려움도 지속되고 있다”고 봤다.


공공기관과 건물을 먼저 배치하는 방식만으로는 실질적인 투자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국내 금융산업의 국제화도 과제로 남아 있다.


국내에 진입한 외국계 금융회사는 2022년 168곳에서 2023년 170곳, 2024년 170곳, 지난해 171곳으로 4년간 3곳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도 같은 기간 478곳에서 482곳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서울의 금융기능을 분산하기에 앞서 기존 금융중심지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일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중심지는 금융회사와 감독당국, 전문인력이 함께 모여 있을 때 집적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금융당국이 물리적으로 떨어지면 국내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뿐 아니라 해외 금융당국과의 협력에도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금융당국과의 협력도 금융외교의 한 부분인 만큼 금융기관의 입지를 결정할 때 국제 교류 기능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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