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경험 먼저 잡겠다”…볼보가 ES90 가격 5000만원 낮춘 이유 [2026 퓨처 모빌리티 위크]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8.25 13:28  수정 2026.08.25 16:12

ES90, EV 어워즈 2026 ‘미디어 픽 EV’ 선정

이만식 전무 인터뷰…대중화 핵심은 ‘가격’

공격적 가격 책정…출시 전 계약 3000대 돌파

이만식 볼보자동차코리아 전무가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미디어 인터뷰에서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전기차 대중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입니다. 지금은 누가 먼저 고객에게 다가가 전기차를 경험하게 하느냐의 싸움입니다.”


이만식 볼보자동차코리아 전무는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EV 어워즈 2026’ 이후 인터뷰에서 ES90 국내 가격을 공격적으로 책정한 배경을 묻자 ‘고객 경험 선점’을 꼽았다. 가격 장벽을 낮춰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이를 브랜드의 장기 성장 동력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볼보코리아의 순수 전기 플래그십 ES90은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소속 기자단이 선정한 ‘미디어 픽 EV’를 수상했다. 글로벌 주요 시장보다 낮은 가격을 앞세워 누적 계약 3000대를 돌파했다. 고객 인도는 오는 10월 시작될 예정이다.


“전기차 대중화 핵심은 가격”


볼보의 차세대 플래그십 ES90은 엔비디아·퀄컴 등과 협업해 개발한 지능형 플랫폼 ‘휴긴코어’와 800V 전기 시스템을 탑재했다. 350kW급 초고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10분 만에 최대 3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력을 충전할 수 있다.


볼보코리아는 프리미엄 전기차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ES90의 국내 가격을 글로벌 주요 시장보다 5000만원 이상 낮게 책정했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이 공식 고객 인도를 시작하기 전 계약 3000대를 끌어낸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이 전무는 “자동차가 일부 계층의 소유물에서 대중적인 이동 수단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가격”이라며 “전기차 대중화에서도 가격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경험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업체가 먼저 고객에게 다가갈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볼보의 전기차를 경험하게 하고, 이를 브랜드에 대한 신뢰로 연결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볼보코리아는 올해 초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30의 판매 가격을 700만원 가량 낮춘 데 이어 EX90과 ES90에도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적용했다. 순수 전기차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과 비슷한 수준에 선보이겠다는 본사의 전동화 전략을 한국 시장에도 반영한 것이다.


테슬라와 BYD 등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업체와의 경쟁에는 선을 그었다. 이 전무는 “각 브랜드는 서로 다른 철학과 전략을 갖고 있다”며 “특정 경쟁사를 쫓기보다 안전과 혁신, 지속가능성, 사람 중심이라는 볼보의 가치를 유지하면서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중국산 배터리 우려에 “생산지보다 검증 중요”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볼보 ES90 국내 출시 행사에 전시된 ES90 전면부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볼보 ES90에는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의 제품이 탑재된다.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우려에 이 전무는 “생산지보다 개발·검증 기준이 중요하다”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이 전무는 “배터리가 어디에서 생산됐는지보다 차량과 잘 맞는지, 소비자가 신뢰성을 갖고 운행할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며 “중국 배터리 업체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끊임없이 기술을 개발하고 신뢰성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볼보는 차량을 개발할 때 안전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며 “배터리가 볼보의 철학과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개발 단계부터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캐즘 지나…성장세 이어질 것”


국내 전기차 시장은 캐즘을 지나 다시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들어 판매가 빠르게 늘면서 시장의 성장 기울기도 다시 가팔라졌다는 판단이다.


이 전무는 “지난해 연간 전기차 판매량을 올해는 7월에 이미 넘어섰다”며 “여러 사건으로 성장 기울기가 잠시 완만해졌을 뿐 전동화 흐름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가 100만대 가량 보급되면서 실제 이용자의 경험이 주변으로 전달되기 시작했다”며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전기차의 경제성을 따져보는 소비자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볼보코리아는 한국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인공지능(AI) 기능을 추가한다. 볼보코리아는 티맵모빌리티와 AI를 결합한 차세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 전무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서 단순한 길 안내나 음성 명령을 넘어 AI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티맵모빌리티와 개발 중인 시스템은 거의 완성 단계로, 가능한 한 빠르게 국내 고객에게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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