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하지원·김시아, 가족의 상처와 화해 담은 뜨거운 연기 앙상
류승룡 "밀도 있는 클래식 영화"·김시아 "부모님께 연락하고 싶어질 작품"
9월 2일 개봉
'비광'이 상실과 죄책감, 가족의 연대를 한데 엮은 '가족 누아르'로 올가을 극장가에 묵직한 여운을 예고했다.
24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이지원 감독, 배우 류승룡, 하지원, 김시아가 참석한 가운데 영화 '비광'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비광'은 톱스타 부부 중구와 남미가 갑자기 나타난 중구의 딸 동주로 인해 파경을 맞은 뒤 8년 후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린 동주를 구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모든 것을 걸고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류승룡은 딸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중구를, 하지원은 추락한 뒤 생계를 이어가는 전직 톱스타 남미를 연기했다. 김시아는 사건의 중심에 놓인 딸 동주 역을 맡았다.
이지원 감독 ·하지원 ·김시아· 류승룡ⓒ뉴시스
이지원 감독은 "'비광'은 오래전부터 품고 있던 가족 이야기이다. 명절이면 가족들이 고스톱을 치는 모습을 보며 유독 '비광' 패가 눈에 들어왔다. 유일하게 사람이 그려진 패이기도 하고 가족들이 그 패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궁금했다"며 "언젠가 가족 이야기를 쓰게 된다면 '비광'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품을 '가족 누아르'라고 정의한 이유에 대해선 "가족을 소재로 하면 대부분 휴먼드라마를 떠올리지만, 이들이 가족을 구하기 위해 선택하는 과정은 누아르의 결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빌런을 무너뜨리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가족이 어떻게 서로를 구하고 다시 화합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들의 숨결과 피땀, 감정의 질감을 최대한 화면에 담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편집과 음악을 계속 다듬었다"며 "사리사욕을 덜어내고 관객들에게 감정만 온전히 전달되도록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류승룡은 중구를 연기하며 무엇보다 딸을 향한 감정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에서 보여지지 않는 시간까지도 관객들이 중구의 마음을 따라갈 수 있었으면 했다"며 "매 순간 진심과 진실이 담기도록 연기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부성애에 대해서도 "중구는 서툴고 거칠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도베르만처럼 본능적으로 딸을 지키려는 사람"이라며 "부모라면 누구나 외면할 수 없는 마음을 가진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극 중 유재명과 마주하는 장면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류승룡은 "실제 깍두기 국물과 액젓을 사용해 한 번에 끝내야 하는 장면이었는데 머리에 깍두기가 걸려 다시 촬영했다"며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할 정도였지만 끝까지 버텨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웃었다.
하지원은 추락한 여배우 남미를 준비하면서 자신의 배우 인생도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남미를 이해하기 위해 대사 하나, 표정 하나까지 감독님과 오랜 시간 준비했다"며 "배우로 살아온 시간과 가족,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됐다. 남미를 몸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쉽지 않았고 가슴이 많이 아팠다"고 말했다.
극 중 거친 말투를 소화하기 위해 이지원 감독에게 직접 욕을 배웠다면서 "주변에 욕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감독님 말투를 녹음해 매일 들으며 연습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 감독은 "하지원 배우는 너무 착해서 끝내 입에 잘 붙지 않았다. 제 기준으로는 20점 정도"라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시아는 대사가 많지 않은 동주의 감정을 눈빛과 한마디 한마디에 담기 위해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미쓰백' 이후 다시 기회를 주신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부담도 컸다"며 "류승룡, 하지원 선배님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류승룡 선배님과 가장 많은 장면을 찍었는데 현장에서는 아재개그를 매일 하셨다"며 "힘든 촬영이 많았지만 덕분에 많이 웃을 수 있었다"고 웃었다.
류승룡 역시 김시아를 향해 "어린 나이에 눈빛만으로 엄청난 서사를 만들어내는 배우"라며 "함께 연기하며 오히려 제가 거울 치료를 받는 기분이었다"고 극찬했다.
변화하는 가족의 감정을 담아낸 의상과 공간 역시 작품의 중요한 요소였다. 류승룡은 "의상부터 집의 질감, 습도까지 감독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없다"며 "처음에는 눅눅한 공기처럼 오해와 감정이 켜켜이 쌓여 있지만 마지막에는 제습기를 튼 것처럼 모두 걷히며 관객들도 함께 마음이 정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영화를 통해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것도 결국 가족이라고 했다. 그는 "현실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가족일 수도 있지만 영화만큼은 서로를 끝까지 품어주는 뜨거운 사랑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 따뜻한 감정을 안고 극장을 나서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하지원은 "'비광'은 머리보다 가슴으로 보게 되는 영화"라며 "가족과 사회 속의 나를 한 번쯤 돌아보게 만드는 따뜻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김시아는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부모님께 연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관객들도 저마다 다른 감정을 안고 극장을 나가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류승룡은 "'비광'은 밀도 있는 클래식 영화다. '이지원 감독 영화'라는 하나의 브랜드가 만들어질 작품이라고 믿는다. 결국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이자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영화"라고 자신감을 드러내며 "가을 극장가의 포문을 잘 열 수 있도록 응원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9월 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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