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코인] 긴 잠에서 깬 비트코인…진짜 불장 왔나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8.22 09:00  수정 2026.08.22 09:00

정책 기대·유동성 개선에 숏 청산까지 겹쳐

7만5000달러 회복…주간 상승률 19%

200일선 넘었지만 신규 매수세 지속이 관건

이번 주 비트코인이 정책 기대와 ETF 자금 유입, 대규모 숏 청산에 힘입어 7만5000달러까지 치솟았지만 불장 전환 여부는 현물 매수세의 지속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지루했던 박스권이 깨지는 데는 단 이틀이면 충분했다.


이번 주 초까지만 해도 6만5000달러선을 넘지 못했던 비트코인은 지난 20일부터 폭주하더니 7만8000달러까지 단숨에 올라섰다.


미국 국채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될 것이라는 기대가 불씨를 댔고, 가상자산 제도화와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이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여기에 대규모 숏 포지션 청산까지 겹치면서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이번 급등을 새로운 ‘불장’의 시작으로 볼 수 있는지에 쏠리고 있다.


21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18일까지만 해도 6만4000달러대에서 움직이며 6만5000달러 이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7만 달러선을 회복한 데 이어 25일 오후 6시께 7만8000달러까지 오르며 지난 5월 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간 상승률은 19%에 달했다.


이더리움도 같은 기간 25% 오르며 상승세가 가상자산 시장 전반으로 확산됐다.


이번 급등 전까지 비트코인은 지난달 8일부터 6만2000~6만6900달러의 좁은 범위에 갇혀 있었다.


가격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으면서 실제 가격 움직임을 보여주는 30일 실현 변동성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면 옵션시장에서는 앞으로 가격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향후 한 달간 예상되는 가격 변동폭을 보여주는 내재 변동성이 최근 실제 변동폭을 나타내는 실현 변동성보다 높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잠잠한 흐름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는 의미다.


잠잠하던 시장을 깨운 첫 번째 동력은 미국 국채시장에서 나왔다.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의 회당 환매 한도를 두 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발표하자 장기 국채금리와 달러가 일시적으로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국채시장의 유동성을 뒷받침하려는 조치로 해석하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위험자산의 투자심리도 살아났다.


미국의 가상자산 제도화 기대도 힘을 보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가상자산·기술업계 경영진과 만나 의회에 클래리티법(CLARITY Act)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상원 은행위원회에서도 다음 달 법안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장기간 지연됐던 시장구조 법안이 다시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기대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자금도 들어왔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4거래일 연속 자금이 유입됐다.


순유입액은 17일 2억9750만 달러, 18일 1억8930만 달러, 19일 5억1720만 달러, 20일 1억330만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19일에는 5억1720만 달러가 들어오며 지난 5월 초 이후 하루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ETF 자금이 가격을 밀어 올리자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은 궁지에 몰렸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24시간 동안 청산된 가상자산 숏 포지션은 약 30억 달러로, 롱 포지션 청산액 2억6350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 가운데 10억 달러 넘는 숏 포지션이 한 시간 만에 사라졌다.


가격이 오르자 숏 포지션을 정리하기 위한 매수 주문이 몰리고, 이것이 다시 추가 청산을 부르는 ‘숏 스퀴즈’가 발생한 것이다.


기술적으로도 분위기가 달라졌다.


비트코인은 장기 추세를 보여주는 200일 단순이동평균선(SMA)을 넘어섰다.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선을 아래에서 위로 돌파하는 ‘골든크로스’ 형성에도 가까워지고 있다.


과거 골든크로스 이후 추가 상승이 나타난 사례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장기 강세 전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아직 불장이 시작됐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이번 랠리에는 ETF를 통한 현물 매수뿐 아니라 숏 포지션 청산에 따른 강제 매수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청산 효과가 사라진 뒤에도 신규 자금이 계속 들어와야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7만5000달러를 회복했지만 지난해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6200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40%가량 낮다.


클래리티법 역시 상원 통과에 필요한 60표 확보와 여야 이견 조율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결국 불장 여부를 가를 기준은 7만 달러선 유지와 200일 이동평균선의 지지 여부다.


두 가격대가 새로운 지지선으로 자리 잡고 ETF 자금 유입까지 이어진다면 이번 급등은 새로운 상승장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현물 매수세가 약해지며 200일선 아래로 밀린다면 숏 청산이 만들어낸 안도 랠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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