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북 유화 행보에 호평…"현상유지 등식 깨뜨려"
"자동차 달리면서 후진 못 해…일단 대화 테이블 열어야"
핵보유국 인정 우려에는 "'용인' 말고 '중단' 초점 맞춰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본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뉴시스
통일부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해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는 '북핵 우선 중단'이라며, 이를 추진하기 위한 동력으로 북미 대화를 강조했다. 북미 대화는 이른바 '한국 패싱'이 아니라 남북미중 4자 대화와 평화체제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대북 유화적 태도에 대해 "현상유지가 이익이라는 등식을 깨뜨린 지도자가 트럼프"라며 "역대 미국 대통령 중 북한 지도자와 대화를 한 유일한, 앞으로도 쉽게 나오지 않을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최근 한미연합연습 대폭 축소에 대해서도 "통 큰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이 지난 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설에서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맺기 위한 조건으로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를 제시한 것과 관련해 "트럼프가 두 가지에 대한 시그널을 보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한반도의 공식적인 전쟁 상태를 바꿀 사람이 자신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이를 거론하며 "중국과 러시아도 지난 5월 푸틴-시진핑 정상회담 합의문에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이룩하자는 합의가 들어있다. 처음으로 현상유지가 아니라 평화체제가 4대 강국의 이해해 부합하는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연습 축소를 두고 제기되는 '한국 패싱' 논란에 대해서는 북미대화 재개가 남북관계를 움직일 현실적인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운전자석에 앉아야 한다"며 "지금 이 순간 북핵과 남북관계가 막혀 있는데 이것을 움직일 동력이 북미대화 재개 이외에 무엇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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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우선 중단'을 두고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는 "'(핵) 용인' 말고 '중단에 초점을 맞춰주면 좋겠다"며 "일단 대화 테이블을 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는 달리면서 후진을 못 한다. 일단 멈춰야 후진한다"며 북핵 개발을 우선 중단시킨 뒤 비핵화를 계속 협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정부의 평화체제 구상에 대해서는 "느닷없이 나온 게 아니다"라며 2018년 싱가포르 공동성명 내 새로운 관계 수립,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라는 순서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3항(완전한 비핵화)을 한사코 거부하고 있고 지금 트럼프는 1항과 2항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라고 말했다.
대북 제재에 대해서는 "북핵 역사상 가장 실패한 역사"라며 "관여한 시간과 제재한 시간이 각각 4번 총 8번이었는데, 핵실험 6번과 핵능력·미사일 고도화는 전부 제재 시기에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1년을 돌아보며 "통일부 장관으로서 정말 답답했다. 제가 자청해서 두 번째 통일부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어떻게든 고착화된 현상을 타파해봐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시작했찌만 역부족이었고 좌절의 시간이었다"고 소회했다.
이어 "아직 예단하긴 이르지만 (현재) 불씨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의 지각판이 움직이고 있다고 느낀다"고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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