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엄정 심사 요구 이어 한화 측 주장 반박
수직계열화 우려 커져…지역 생태계 악화 가능성도
KAI 노동조합 ⓒKAI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동조합이 한화의 KAI 지분 확대를 두고 공급망 장악과 항공우주 생태계 훼손 우려가 여전하다고 반박했다. 수직 결합이라는 이유만으로 이해상충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KAI 노조는 20일 ‘한화 측 주장에 대한 재반박 자료’를 통해 “한화 측이 제기한 주장에 대해 사실관계와 항공우주·방위산업의 특성을 바탕으로 노동조합의 재반박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앞서 KAI 노조는 한화의 KAI 지분 확대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엄정한 기업결합 심사와 불허를 요구한 바 있다. 이후 한화 측의 반박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공급망 ▲공공성 ▲지역 생태계 ▲독과점 등을 중심으로 재차 입장을 낸 것이다.
노조는 해외 방산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정부의 소유와 통제를 분리해 소유가 민간이어도 문제없다고 하지만, 노동조합이 실제 강조한 것은 지분 구조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전략적 개입 여부”라고 밝혔다. 록히드마틴과 보잉 등도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수출통제, 안보심사(CFIUS) 등 정부의 강한 개입을 받는다는 것이다.
공급망 장악과 이해상충 우려도 재차 제기했다. 노조는 “정부 원가관리”가 이해상충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가 우려한 것은 경영진의 의사 결정권, 즉 어떤 부품을 채택할지, 어느 협력사와 협상할지, 정보를 누구와 공유할지 문제이지 계약 주체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공공성 훼손 가능성에 대해서는 “방위사업법상 정부 통제가 ‘소유구조와 무관하게 유지된다’는 것은 형식적으로는 맞지만, 경영진 인사권·예산 배분·사업 우선순위 결정은 소유구조에 직접 좌우된다”고 했다.
지역 항공우주 생태계 약화 우려도 언급했다. 노조는 한화의 우주항공·AI 투자 계획과 관련해 “55조원의 78%에 해당하는 43조원이 현재 항공우주 산업의 메카인 사천이 아닌 타지역에 이루어지는 투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KAI의 우주항공 엔지니어 및 인프라를 제주, 순천 등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사천의 경우 항공기 생산기지로 전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직결합에 따른 독과점 문제도 지적했다. 노조는 “수직결합도 봉쇄효과, 즉 KAI가 경쟁 부품 업체를 배제하고 계열사 제품만 채택하게 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국내 항공우주산업은 조선과 다르게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업은 KAI 단일 기업”이라며 “한화 인수 후 수직 계열화 시 성능이나 기술 우위와 관계없이 한화 계열사의 제품만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방산 대형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노조는 “최근 K-방산의 성장은 지금까지 국내 방산 업체들의 전문화에 기반한다”며 “글로벌 방산 업계 대형화 추세 등 대형화의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한화가 반드시 그 주체여야 하는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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