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서울시와 빈소·천막 설치 두고 대치 계속…李대통령 면담 요구도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8.18 14:08  수정 2026.08.18 14:08

故 서영철 대표 "죽으면 장례 말고 광화문광장에서 투쟁해 달라" 유언 남겨

연대 측 "추모, 국가가 허락해야만 가능한 시혜 아냐"…市 "사전 허가부터"

피해자들, 2기 특조위 설치 등 촉구…"국가, 피해자에 입증 책임 떠넘겨"

18일 전국가습기살균제피해자연대 측의 고(故) 서영철 대표 빈소 및 천막 설치 시도에 서울시 관계자들이 제지에 나서며 양측 사이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전국가습기살균제피해자연대 측이 18일 고(故) 서영철 대표 빈소 및 천막 설치 시도에 나서자 서울시 측이 이를 제지하며 양측 사이 충돌이 다시 벌어졌다. 연대 측은 "정부와 기업은 무엇을 알고도 조치하지 않았는지 다시 조사해야 한다"며 2기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가습기살균제피해자연대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빈소·천막 설치 협조와 이재명 대통령의 피해자 면담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종료 후 연대 측은 서 대표의 영정 보호와 뜨거운 날씨 등을 이유로 천막 설치를 시도했다.


그러자 서울시 공무원들은 이를 제지했고 연대 측과 서울시 측 사이 충돌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연대 측은 서울시 측을 향해 "왜 이름을 밝히지 않고 폭력을 행사하는가" "왜 고인을 모욕하는 건가"라며 항의했다.


충돌 이후 연대 측은 영정 사진과 전동 휠체어, 과일 등 음식이 놓여진 작은 제단 등을 설치해 '간이 빈소'를 마련했다. 연대 측은 이날 오후부터 외부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앞서 서 대표는 지난 11일 기흉 증세로 서울대병원 응급센터를 찾았으나 대기 중 쓰러져 결국 향년 69세의 나이로 숨졌다. 서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자 가운데 1958번째, 피해구제 인정자 중에서는 1422번째 사망자다.


서 대표는 생전 "내가 죽으면 장례를 치르지 말고 광화문광장에서 투쟁해 달라"는 말을 주위에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연대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시 측에 빈소 및 천막 설치를 촉구했다. 김태윤 장례위원장은 "국가의 관리·감독 아래 유통된 제품을 사용했다가 생명과 건강을 잃은 국민의 영정 앞에는 행정 절차보다 먼저 지켜야 할 인간의 존엄과 최소한의 예우가 있다"며 "추모는 국가가 허락해야만 가능한 시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광화문광장의 사용과 관리에 관한 조례'와 '공유재산법' 등에 따라 광장 사용을 위한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연대 측은 이 대통령을 향해 가습기살균제 사용 피해자를 직접 만나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한 부처의 행정 실수로 축소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다"라며 "제품의 허가와 유통, 피해의 발견과 조사, 질환 인정, 배·보상, 추모와 재발 방지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여러 기관이 마련 관련된 국가적 참사"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조문 및 간담회, 범정부 차원의 해결책 마련 등도 촉구했다.


특히 2기 특조위 설치를 통한 진상규명 및 인정 질환·피해 등급 판정 체계 재검토 등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피해자들은 오랜 세월 자신이 왜 아픈지 스스로 증명해야 했으며 가족의 죽음과 자신의 질병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는 사실을 인정받기 위해 수많은 서류를 제출하고 같은 고통을 반복해서 진술해야 했다"며 "국가는 피해자를 보호하기보다 피해자에게 입증의 책임을 떠넘겼고, 그 긴 기다림 속에 수많은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 대표의 죽음은 한 피해자의 죽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더는 기다릴 수 없는 마지막 호소이며, 살아남은 피해자들이 국가와 사회에 보내는 준엄한 경고"라고 했다.


고(故) 서영철 전국가습기살균제피해자연대 대표의 아들 한결씨가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영정 사진 및 제단 앞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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