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음성 기반 모의진료 플랫폼 ‘CPX-MATE’ 개발
참여 학생 97.7% 자발적 활용…반복 학습 후 모의시험 성적 향상
가상 환자와 대화·실시간 피드백…전국 수험생에 무료 제공 예정
CPX-MATE를 활용해 실기시험을 준비하는 모습. ⓒ세브란스병원
인공지능(AI)이 환자 역할을 맡아 의대생과 대화하고 진료 과정까지 평가하는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대비 플랫폼이 개발됐다. 실제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적용한 결과 높은 활용도를 보였으며, 반복 학습을 통해 임상수행능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응급의학교실 박채령 교수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유승찬 교수·김민성 연구원, 의학과 송지우 학생 연구팀은 음성 기반 AI 모의 진료 플랫폼 ‘CPX-MATE(씨피엑스-메이트)’를 개발하고 의사 국가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활용 가능성과 학습 효과를 확인했다.
의대나 의학전문대학원 졸업을 앞둔 학생은 필기와 실기로 구성된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의사 면허를 받을 수 있다. 실기시험에서는 ‘임상수행능력평가(CPX)’를 통해 실제 임상에서 접할 수 있는 55개 증상을 토대로 제한된 시간 안에 환자를 진료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이 과정에서는 실제 환자를 대신해 일정한 증상과 상황을 재현하도록 훈련받은 ‘표준화 환자’가 활용된다. 하지만 표준화 환자를 섭외하고 교수가 현장에서 학생을 지도·평가해야 해 인력과 비용이 필요하고, 학생이 원하는 시간에 충분히 연습하거나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CPX-MATE를 자체 개발했다. 플랫폼은 AI가 환자 역할을 맡아 학생과 직접 대화하는 ‘가상 표준화 환자’와 학생들의 모의 진료를 실시간으로 평가하는 기능을 갖췄다.
연구팀은 91차 의사 국가시험을 준비하던 연세의대 학생 가운데 연구에 참여한 43명에게 CPX-MATE를 제공했다. 이 중 97.7%인 42명이 자발적으로 플랫폼을 활용했으며, 2개월간 총 3042회, 누적 745.1시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66.5회, 약 16시간에 달한다.
CPX-MATE에서 등장하는 AI 환자. 수험생들은 이 환자를 대상으로 실제 진료를 하듯 대화하며 실기시험을 연습한다. ⓒ세브란스병원
반복 학습에 따른 성적 향상도 나타났다. 같은 증상의 환자 사례를 대상으로 두 차례 모의시험을 치른 학생들은 두 번째 시험에서 첫 번째보다 평균 1.67점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특히 환자의 증상과 병력을 파악하는 병력 청취 능력이 향상됐다. CPX-MATE의 채점 결과도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평가와 높은 수준으로 일치해 AI를 평가 도구로 활용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CPX-MATE를 활용한 학생 42명은 이후 의사 국가시험에 모두 합격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플랫폼 사용 여부에 따른 국가시험 합격률을 비교한 연구는 아닌 만큼, 이를 CPX-MATE 사용에 따른 직접적인 효과로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박채령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학생들이 교육용 AI 도구를 유용하게 쓰는가에 대한 답을 국내이자 세계 최초로 규명함으로써 AI 시대 글로벌 의학 교육과 평가 방법론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유승찬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AI 플랫폼 CPX-MATE를 2026년 92차 의사 국가고시를 앞둔 전국의 모든 수험생에게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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