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기각 사유 넓힌 형소법…판례 명문화? 재판 혼란 가중?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08.04 17:08  수정 2026.08.04 17:09

형사소송법 개정안 4일 국무회의 통과…공소기각 사유 추가 확대

'중대 위법수사·소추재량권 현저한 일탈' 추가…개념 두고 해석 분분

법조계 "이유나 정당성 납득 어려워…법원마다 판단 달라질 우려"

"공소기각, 상급심서 뒤집히면 사건 다시 심리…재판 장기화 가능성"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검사의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4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법원의 공소기각 권한이 실질적으로 확대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당은 기존 대법원 판례를 법률에 명문화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법원의 공소기각 판단 범위를 사실상 넓혀 공소기각 주장이 급증하고 형사재판의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특히 '중대한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이라는 새 기준이 앞으로 형사재판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31일 본회의에서 검사의 직접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는 공소기각 사유로 ▲중대한 위법수사를 근거로 공소가 제기된 경우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를 추가하는 내용이 함께 담겼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재판권이 없거나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을 위반해 무효인 경우, 동일 사건이 중복 기소된 경우 등 일정한 사유가 있을 때 공소기각 판결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개정으로 법원이 절차적 위법성을 이유로 공소를 기각할 수 있는 범위는 기존보다 넓어지게 됐다.


공소기각은 피고인의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형사절차를 종료하는 예외적인 제도다. 그동안에도 법원은 공소권 남용이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공소기각을 선고해 왔지만 이를 법률에 명시하면서 실제 적용 범위와 해석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개정법이 시행되더라도 새 공소기각 조항이 어느 범위까지 인정될지는 당분간 법원의 해석에 맡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률은 새로운 판단 근거를 제시했지만 그 경계는 여전히 판례를 통해 채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의미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도 지난달 31일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공소권 남용 법제화 관련 검토' 자료를 통해 "공소제기의 경위와 검사의 의도, 피고인이 입은 불이익, 기소재량권 일탈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며 구체적인 판단 기준은 결국 대법원 판례를 통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검찰. ⓒ뉴시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공소기각 사유와 관련하여 형식은 판례 정리에 가깝지만 실질은 주관적 자의성 요건 없이 결과만 따온 형태이기 때문에 공소기각 사유를 확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또한 '중대한 위법수사'라는 개념은 사실상 새로운 개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을 통해 증거능력 배제 차원에서 다뤄온 개념을 공소 자체를 기각하는 독자적 요건으로 만든 이유나 정당성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중대한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이 어떤 개념인지를 법원에서 판단할텐데 기존에 사용하던 판례 개념과도 차이가 있고 불명확한 개념이라서 법원마다 판단이 달라지는 대혼란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기존에도 공소권 남용 법리는 판례를 통해 인정됐지만 검사의 자의적 공소권 행사와 피고인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의도 등이 인정되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공소기각이 인정됐다"며 "이번 개정으로 피고인 측이 공소기각을 적극 주장할 여지가 커졌고, 재판부 역시 이를 독립적인 쟁점으로 심리해야 하는 사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증거배제에 그칠지 공소 자체를 기각할지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며 "공소기각은 실체 판단이 아닌 절차적 판단인 만큼 상급심에서 뒤집히면 사건을 다시 심리해야 해 재판이 장기화할 수 있다. 특히 정치적 사건을 중심으로 공소기각 주장이 빈번해질 경우 절차적 공방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