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하자마자 부동산·증시부터 점검한 李대통령…'지지율 최저' 위기 정면 돌파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8.03 21:00  수정 2026.08.03 21:00

3시 여민관서 부동산·증시 비공개회의

종부세 기본공제 14억 확대·공정가액비율 70%

리얼미터 지지율 45.9%, 부정평가 첫 50%대

미국·남미·독일 순방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3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나오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7박 11일간의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청와대로 직행해 부동산·증시 현안부터 챙겼다. 순방 중 벌어진 증시 급락과 부동산 세제 논란이 지지율을 취임 후 최저치까지 끌어내린 만큼,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3시 청와대 여민관에서 한성숙 국무총리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을 불러 비공개 부동산·증시 점검 회의를 열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전날 이 회의를 "부동산 정책 등 국내 현안을 점검하는 자리"라고 예고한 바 있다.


정부는 같은 날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며 종합부동산세 과세 체계 개편을 확정했다. 기본공제는 공시가격 12억원 초과에서 14억원 초과로 확대하는 대신,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에서 70%로 올리고 과세표준 6억원 초과 구간부터 세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게 골자다. 정부 추계에 따르면 실거주 1세대 1주택자는 시가 34억원 이하 주택까지는 기본공제 확대 효과로 종부세 부담이 오히려 소폭 줄고, 시가 35억원부터 세 부담이 늘어난다.


종부세는 그동안 '보유 주택 수'에 따라 세율이 달라졌지만, 이번 개편으로 이런 차등이 사라지고 주택 가액 중심으로 다시 짜인다. 양도소득세도 같은 원칙이 적용돼, 그동안 오래 보유하면 받을 수 있었던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사실상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전환된다. 반면 고가주택이나 비거주 주택, 다주택에 대한 세 부담은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늘 회의는 세제개편안 발표와 맞물려 후속 집행 방안을 점검하는 성격이 강했다"며 "부동산과 증시 모두 시장 반응을 지켜보며 필요한 조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분야에서는 지난달 31일 시행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보완대책의 효과 점검이 관건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등의 조치를 시행했고, 향후 시장 안정 효과를 지켜보며 필요하면 추가 조치를 검토한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순방 일정 중 이 대통령보다 먼저 귀국한 것도 이런 국내 증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증시뿐 아니라 정치적 현안도 산적해 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오는 4일 국무회의에서 개정안 심의·의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지난 3일 청와대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고, 권한쟁의심판·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도 예고한 상태다. 조정식 국회의장의 '연임 개헌' 발언 파문에 대해서도, 청와대 참모진은 "현행 헌법상 대통령 연임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어왔지만 이 대통령 본인의 직접 언급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3주 연속 하락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7~31일 100%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45.9%로 전주보다 0.4%p 내렸다. 부정 평가는 50.5%로 1.0%p 올라 조사 이래 처음 50%대에 진입했다. 긍정과 부정 격차는 4.6%p로, 부정 평가가 오차범위(±2.0%p) 밖에서 긍정 평가를 앞선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리얼미터는 "순방 외교를 통한 정상회담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증시 폭락과 레버리지 ETF 파장에 따른 경제적 불안정성, 부동산 세제 및 대통령 연임 개헌 논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입법 강행 등 정국·경제 이슈 전반에 걸친 부정적 언론 보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지율 하락세가 지속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정국 구상을 가다듬고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 대통령은 생중계 부처 업무보고를 재개한다. 4일에는 △산업통상부 △지식재산처 △기후에너지부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가 예정돼 있다. 5일에는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가보훈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법무부 등 업무보고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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