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에 돈…" 회사 명령에 20대 女직원 폭발 사망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6.08.03 17:34  수정 2026.08.03 17:35

일본 구마모토현 지진 발생 후 대형 쇼핑몰에서 일어난 폭발사고에서 잡화점 직원 2명이 사망했다. 지진 발생 후 대피했던 이들은 "매출금을 금고에 넣으라"는 회사 측의 지시로 매장에 다시 들어갔다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사히 방송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일본 기업 하비타 경영진은 이날 유족을 찾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사고는 지난달 28일 오후 5시 50분쯤 발생했다. 지진 발생 당시 이온몰 내부에는 이용객 3000여 명과 매장 직원 1300~1500여 명이 있었으나, 지진 발생 약 30분 만에 안전하게 대피를 마쳤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이 건물 내부로 다시 들어갔다가 갑작스러운 대규모 폭발에 휘말렸다. 이 폭발로 하비타 직원 2명을 포함해 총 7명이 목숨을 잃었다.


보도에 따르면 숨진 직원 중 한 명인 오타케 구루미(22) 등은 지진 직후 건물 밖으로 무사히 피난했다. 그러나 "매출금을 금고로 옮기라"는 회사 측의 지시를 받고 다시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폭발 원인은 가스 누출로 추정된다.


앞서 이온몰 측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사망자들이 건물 안에 남아있었던 경위에 대해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자사 매뉴얼상 일단 야외로 대피한 이후에는 절대로 건물 내로 다시 들어가지 않도록 정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하비타 간부 2명은 지난 2일 저녁 유족을 찾아 경위서를 전달하며 고개를 숙였다.


사과를 받은 오타케의 어머니는 "(사과를 받아도) 딸은 돌아오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렸다. 유가족 측은 "책임감이 강한 아이였다. 불과 3개월 전 친척 모임에서도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았다"며 슬퍼했다. 다만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진 것은 한 걸음 나아간 것"이라고 전했다.


하비타 영업부장은 인터뷰에서 "지금 생각해보면 결코 목숨과 바꿀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며 뒤늦게 후회와 사죄의 뜻을 밝혔다.


현지 경찰과 관계 당국은 회사 측의 무리한 지시가 인명 피해로 이어졌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