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뭘 하고 싶어?”…영케이, ‘최상위 버전’ 밖으로 [인터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8.02 10:00  수정 2026.08.02 10:01

“덜 부끄러워졌고, 덜 숨기게 됐다”…‘영기스트’로 시작한 강영현 인정하기

영케이(Young K)는 주어진 일을 가장 좋은 상태로 해내는 사람이었다. 무대와 방송에서는 부족함 없이 다듬어진 모습을 꺼내 보였고, 스스로도 영케이를 ‘강영현의 최상위 버전’이라고 불렀다. 그런 그가 지난달 27일 발매한 솔로 정규 2집 ‘영기스트’(YOUNGEST)를 준비하며 뜻밖의 질문 앞에 멈췄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넌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묻자 바로 답할 수 없었다.


영케이 ⓒJYP엔터테인먼트

‘영기스트’는 약 2년 10개월 만의 솔로 앨범이다. 타이틀곡 ‘셧 더 도어’(Shut The Door)를 비롯해 총 15곡이 실렸고, 영케이는 전곡 작업에 참여했다. 데이식스 데뷔 10주년 활동을 마친 뒤 약 4~5개월 동안 이동과 대기 시간을 쪼개고 밤잠을 줄여 모든 곡을 새로 만들었다.


“이번이 아니면 또 언제 정규앨범을 낼 수 있을지 모르니까, 낼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내자는 마음이었어요. 사실 더 넣고 싶었고 앨범에 싣지 못한 곡도 열 곡 정도 있어요. 13곡, 14곡, 16곡도 생각했는데 숫자 15가 딱 떨어지고 예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15곡이 됐습니다.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는 편이라 남은 곡이 아깝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요”


‘셧 더 도어’에는 가까운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영 스트리트’(Yonge St.)에는 과거 친구들과의 추억을 담았다. 최근 유튜버 미미미누와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는 팬들이 궁금해하던 입시 시절도 이전보다 솔직하게 풀어냈다. 이처럼 개인적인 이야기를 잇달아 꺼내는 모습이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던 사람’에서 자유를 향해 한 걸음 옮기는 과정처럼 보인다고 하자, 그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보여주기보다 지금의 상태를 숨기지 않는 것이 목표라고 답했다.


“보여드리고 싶은 건 ‘현재 제가 이렇습니다’인 것 같아요. 지금까지 제가 쌓아온, 살아온 강영현이고 영케이라는 거죠. 연습생 생활까지 포함하면 16~17년 동안 영케이로 살아가는 데 집중했어요. 그런데 막상 강영현을 바라보니 생각보다 어리숙하고 어린 면도 있고, 많이 여리고, 아직 어른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감정도 가지고 있더라고요. 이제는 그걸 발전시키고 보듬어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결과 이전보다 자신을 덜 감추게 됐다. 완벽하게 정제된 결과만 내놓기보다, 그 결과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상처와 시행착오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인정하는 단계에 들어가면서 스스로가 덜 부끄러워졌고, 덜 숨기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드러낼 수 있었고요. 과거의 영케이를 보면 무언가를 굉장히 숨기고 싶어 하고 본인만의 틀에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면, 요즘 보여드리는 모습은 조금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영케이는 강영현의 결과물이니까요”


영케이 ⓒJYP엔터테인먼트

그렇다고 영케이라는 ‘최상위 버전’을 내려놓겠다는 뜻은 아니다. 이날 인터뷰에도 그는 “무조건 영케이”로 왔다며 웃음지었다. 얼굴의 부기를 빼고 헤어스타일도 “배우 같은 느낌”으로 직접 요청해 그날 가능한 최선의 상태를 준비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여전히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과, 그 뒤의 사람까지 숨기지 않으려는 태도가 함께 존재했다.


최상위 버전을 만들기 위해 자신을 몰아붙여온 방식은 몸에도 남았다. 영케이는 뮤직비디오 촬영을 앞두고 하루 한 끼, 1인분씩 먹으며 데뷔 후 가장 낮은 체중까지 감량했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평소 잘 먹는 이미지가 강한 만큼 팬들이 무리한 절식을 걱정할 수 있겠다고 하자, 감량에는 높은 활동량과 빠듯한 일정의 영향도 컸다고 설명했다.


“제가 열량 소모가 많고,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 자체가 다이어트 방식이었던 것 같아요. 저도 ‘어디까지 하나 보자’는 마음으로 계속 달렸는데 건강검진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나왔어요. 부모님께 이런 체력을 물려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화도 드렸고요. 그런데 이젠 조금 힘에 부치기 시작해서 밥도 먹고 있고, 콘서트를 위해 먹는 양과 체력을 다시 늘리고 있습니다”


쉼 역시 처음으로 구체적인 계획 안에 넣었다. 활동을 마치면 태어나 처음으로 자기 돈을 들여 휴양지에 가 4박 5일 정도 머물겠다고 했다. 항공권과 숙소는 아직 예약하지 않았지만 이번만큼은 “무조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생긴 데는 데이식스(DAY6)의 10주년이 있었다. 고양종합운동장 공연과 투어, 영화 등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을 후회 없이 완주했기에 영케이에게만 쏠려 있던 시선을 강영현에게 돌릴 수 있었다.


“10주년의 일들을 제 선에서 후련하게 소화하지 못했다면 이 앨범은 오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데이식스의 영케이로 10년 동안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제는 강영현이라는 인간을 조금 더 돌봐줄 시기가 온 것 같아요”


영케이 ⓒJYP엔터테인먼트

인터뷰 말미, 영케이가 강영현에게 어떤 말을 건네고 싶은지 물었다. 돌아온 말은 부족함에 대한 질책이 아니라 여기까지 자신을 데려온 시간에 대한 인정이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나를 잘 키워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영케이가 이 자리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대단한 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강영현이 일궈낸 일이니까요. 그 노력은 인정해주고 싶습니다”


영케이가 가짜였던 적도, 강영현만이 진짜였던 적도 없다. 다만 그는 이제 완성된 결과만 보여주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결과를 만들어온 미완의 사람까지 함께 데리고 가려 한다. 여전히 최상위 버전으로 무대에 서되, 그 뒤의 자신을 더는 부끄러워하거나 숨기지 않는 방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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