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청은 '원팀', 친명은 '헤쳐모여'…최고위원 선거 엇갈린 생존법

김주혜 기자 (jhaefthr@dailian.co.kr)

입력 2026.07.31 07:00  수정 2026.07.31 07:00

붙어 다니는 3인방, 따로 뛰는 5인방

'생일 찍기' 놓고 구태정치 공방 격화

당락 가를 열쇠는 결국 '두 번째 선택'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8일 세종시 해밀동 복합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이성윤 최고위원 후보,한민수 최고위원후보,정 당대표후보,최민희 최고위원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본경선에서 친청(친정청래)계 후보들이 정청래 당대표 후보를 중심으로 고정된 '원팀'을 구축한 반면, 친명(친이재명)계 후보들은 당대표 후보들의 일정에 선택적으로 합류하는 '헤쳐모여'식 연대를 펼치고 있다.


최고위원 선거가 2인 연기명 방식으로 치러지는 만큼 같은 계파 후보라도 모두 선택할 수 없는 구조다. 친청계는 세 후보를 한 묶음으로 띄우면서 지지층의 표를 나눠 담는 전략을 구사하지만, 친명계는 고정된 후보 조합을 두지 않고 후보별 경쟁력과 교차투표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후보와 이성윤·한민수·최민희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23일 예비경선 이후 주요 지역 일정을 사실상 함께 소화하고 있다.


세 후보는 지난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천지 개입 의혹을 제기한 김민석 후보의 사퇴를 요구한 데 이어 25일 경남 양산·김해·창원·진주·거제 당원간담회에 정 후보와 동행했다.


지난 26일 대구·울산, 28일 세종·전북 일정에도 세 후보가 모두 함께했다. 이날 제주에서 열리는 당원간담회에도 이른바 '팀 정청래'가 나란히 참석했다. 당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일정뿐 아니라 상대 후보를 겨냥한 메시지까지 공유하면서 고정된 선거 연합이 형성됐다는 평가다.


이 같은 '팀 정청래' 행보를 두고 김민석·송영길 후보(기호순)는 일제히 견제에 나섰다. 특히 친청계 후보 3명에게 표를 나눠주기 위한 이른바 '생일 찍기·홀짝 찍기' 방식이 알려지면서 당대표 후보 간 공방도 격화했다.


김민석 후보는 전날 MBC 합동토론회에서 "몇 분의 최고위원과 함께 생일 찍기, 홀짝 찍기를 하는 것은 십몇 년 동안 당에서 본 적 없는 노골적인 구태 정치"라며 "세 사람이 생일로 짝짓기를 하고 투표 방법까지 가르쳐주는 것을 자발적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정 후보는 "당원들이 늘 자발적으로 해왔던 일"이라며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을 말릴 수도 없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송영길 후보도 이날 자신의 유튜브 '송영길TV'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정 후보와 세 최고위원 후보가 참석한 자리에서 생일에 따라 투표 조합을 안내한 점을 거론하며 "당원들을 동원과 판단의 대상으로 만드는 행위"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그러나 친청계의 고정된 후보 조합을 비판하는 김민석 후보도 예비경선 이후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다만 정 후보 측처럼 특정 후보들과 고정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일정마다 참여 후보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강연에는 김용·서미화·임미애 최고위원 후보가 참석했고, 26일 광주과학기술원 강연에는 박선원 후보까지 합류했다. 28일 경남 창원 권리당원 강연회에서는 김용 후보와 함께했다.


김민석 후보는 광주 일정에서 친청계 최고위원 후보들을 겨냥해 "몽땅 떨어뜨리고 5대 0으로 가느냐가 관전 포인트"라면서도 구체적인 후보 조합이나 투표 배분 방식은 제시하지 않았다.


김민석 후보 측은 최고위원 후보들과의 동행이 캠프 차원에서 설계한 러닝메이트 전략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민석 캠프 관계자는 데일리안에 "캠프가 최고위원 후보들에게 같이해달라거나 동행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은 아니다"라며 "공개된 일정에 최고위원 후보들이 자연스럽게 합류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후보 측은 아예 '팀 정청래'를 꾸려 움직이고 있어 반사적으로 구분된 것"이라며 "최고위원 후보를 선별해 데리고 다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친청계의 분산투표 운동에 대해서는 "민주당 경선 역사에서도 없었던 행태로 정당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좋지 않은 선례"라며 "팀을 꾸려 움직이는 것을 넘어 생일로 당원들을 구분해 투표를 요구하는 것은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송 후보 측에서는 김영호 최고위원 후보가 가장 밀착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영호 후보는 송 후보와 충주·청주·대전·서울·신안 일정을 연이어 함께했다. 다만 서미화 후보가 천안과 서울 일정에, 박선원 후보가 청주 일정에 각각 합류하는 등 참석 후보의 조합은 일정마다 달라졌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팀 정청래'의 원팀 전략에 대해 "후보들이 함께 서는 것은 세를 과시하고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점을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생일 등을 기준으로 한 분산투표 방식에 대해서는 "2인 연기명제에서는 지지층의 표를 나눠야 후보들이 골고루 당선될 수 있다"며 "그런 전략이 없으면 한 후보에게 표가 집중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친명계 후보들을 향해서는 "후보가 많은 만큼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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