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통계 조작 지시 과정서 참고용 '조작 엑셀 파일' 전달
김포 투표소 '분산 기입' 어려워하자 중앙선관위 직원 파일 보내
선관위 "잠정 자료라 구·시·군 선관위 별도 승인 없이 수정 가능"
경기도 선관위 실무진급 관계자 업무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 소환
지난 23일 압수수색을 마친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들이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가 투표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조작 지시 증거를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은 투표 통계 조작을 논의한 선관위 직원들을 줄소환해 사실 관계를 추궁하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중앙선관위 차원에서 투표율 통계 조작을 지시한 정황을 파악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구체적으로 중앙선관위가 지시 과정에서 참고용 '조작 엑셀 파일'을 전달한 사실을 파악됐다.
합수본은 6·3 지방선거에서 지역 투표소 관리를 담당한 선관위 실무자급 직원들이 투표자 수 오입력 실수를 은폐하기 위해 선거관리시스템 통계 수치를 임의로 수정한 사실을 포착했다. 오입력이 확인된 지역은 충북 진천군 진천읍 제2투표소, 경기 의왕시 부곡동 제3투표소, 경기 김포시 구래동 제2투표소다.
투표자 수 오입력 발생 시 상부에 보고하고 결재 받아 수치를 수정해야 하는데, 이 같은 절차를 무시한 채 실무자가 임의로 숫자를 허위 입력하는 방식으로 통계를 조작했다는 게 합수본 판단이다.
합수본은 진천군 투표소에서 투표자 수를 잘못 기입한 것과 관련해 중앙선관위 직원이 '분산 기입'을 시킨 것으로 의심 중이다. 분산 기입이란 특정 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자 수 과다입력을 바로 잡기 위해, 초과 입력된 수치를 같은 지역(읍·면·동) 내 다른 투표소 수치에 나눠 쪼개서 반영한 처리 방식을 뜻한다.
진천군에선 선거 당일 오전 8~10시 투표자 수 입력 과정에서 같은 유형의 오류가 발생했고, 선관위는 오전 10시에 입력된 510명을 오후 3시까지 동일한 수치로 유지하며 입력·저장했다.
김포시 구래동 제2투표소에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시간대별 투표자 수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직전 시간대 보고 인원에 해당 시간대 누적 투표자 수를 다시 더하는 방식으로 과다 입력이 발생했다. 선관위는 과다 입력된 인원을 구래동 내 다른 8개 투표소에 나눠 반영하는 방식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투표소별 수치를 수정했다.
의왕시에선 오후 2시 실제 투표자 수가 832명이었지만 1118명으로 잘못 입력됐고, 투표 종료 시각까지 해당 수치를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수본은 진천에 이어 김포에서 투표자 수 과다입력이 발생하자 중앙선관위가 참고하라며 진천의 '조작 엑셀 파일'을 전달한 것으로도 보고 있다. 김포 투표소 직원들이 분산 기입을 어려워하자 중앙선관위 직원이 직접 시간대 별로 조작한 수치를 적어 파일을 보낸 흔적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선관위 관계자는 "구·시·군 단위 투표자 수 수정은 시도 선관위의 허가가 필요하지만 읍·면·동에서 입력한 투표소별 투표자 수는 구·시·군 단위 보고를 위한 잠정 자료이기 때문에 구·시·군 선관위의 별도 승인 없이 수정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서울 종로구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연합뉴스
합수본은 투표 통계 조작과 관련해 선관위 관계자를 연이어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묻고 있다.합수본은 전날 경기도 선관위 실무진급 관계자 A씨를 업무방해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투표율 조작 사태와 관련해 선관위 관계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부른 건 처음이다.
A씨는 6·3 지방선거 당시 김포 선관위 직원으로부터 투표자 수 오입력 관련 대처 방법에 대한 문의를 받은 뒤, 중앙선관위 관계자와 통계 조작 방식과 수치 등을 논의해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합수본은 투표자 수 수정과 관련해 중앙선관위 관계자에 대한 소환 조사도 진행 중이다. 전날 중앙선관위 관계자 1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고, 이날도 중앙선관위 관계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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