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은 국민 선택 문제"
한병도 "李대통령은 연임 대상 아냐"…진화 나서
당권주자 宋·鄭·金도 "연임 비현실적" 모았지만
여전한 '연임 이슈'에 '친명 결집' 가능성 모락모락
조정식 국회의장이 지난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발언에 더불어민주당 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당 지도부와 당권주자들까지 나서 '연임 개헌은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을 내면서다. 당내 일각에선 조 의장의 실언으로 기존에 추진해온 개헌안 통과까지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아울러 이재명 대통령과 연결된 사안인 만큼 친명 대 친청 구도로 치러지는 8·17 전당대회에 연임 개헌론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헌법 128조 2항은 존중돼야 하고, 대통령은 연임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의장도 명확히 표했다"며 "대통령이 연임하려 한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해서 정치적으로 총공세를 펴는 국민의힘의 대응은 가관이다. 연임을 이야기하는 것은 막무가내식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조 의장은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야권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임기 연장 개헌을 반대하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권력구조 개편 관계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 문제 등은 결국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국민 선택의 문제"라고 답했다.
민주당 내에서 친이재명계 핵심 인사로 꼽혀온 조 의장이 이같은 발언을 꺼내면서 정치권은 즉시 개헌을 통한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해석으로 이어졌다. 조 의장은 지난 5월까지 이 대통령의 정무특별보좌관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번 국회의장 선거에서도 이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조 의장을 띄우면서 '명픽 의장'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조 의장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조 의장은 간담회가 열린 날 페이스북에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개헌 논의대상이 아니다"라며 "본의와 다르게 오해와 논란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당 안팎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그랬어야 했다. 정말 욕 나오려고 한다"(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28일 SBS라디오)거나 "농담이 아니라 (조 의장이) 미친 건가? 이런 생각도 했다"(김준일 시사평론가, 29일 CBS라디오) "논란이 될 만한 여지를 남겨두는 건 부적절해 보인다"(임미애 민주당 의원, 29일 MBC라디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청와대도 즉각 수습에 나섰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의장이 던진 연임 개헌 논란에 대해 "헌법 체계가 허용하지 않고, 국민도 쉽게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신분 당시 말했다"며 "국회의장도 다시 해명했고 대통령도 불가하다고 하셨는데도 정치적인 논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사용하고 있어 매우 강한 유감"이라고 토로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현행 헌법상 현직 대통령의 연임을 위한 개헌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현행 헌법 제128조 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이나 중임 변경을 위한 개헌은 개헌안 제안 당시 대통령에게 효력이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정청래 당대표 후보자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발표에서 본경선 진출을 확정 지은 뒤 꽃다발을 들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8·17 전당대회에 나서는 당권주자들도 하나 같이 '연임 개헌'에 선을 긋는 반응들을 내놨다. 송영길 후보는 이날 오전 MBC '뉴스투데이'에 나와 "와전된 것이 아니라 그 (연임 개헌) 발언 자체가 오해의 소지가 있고 적절치 않다"며 "(조 의장이) 사과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송 후보는 "5·18 전문 수록, 비상계엄 발동 요건 강화, 감사원을 국회로 이전시키는 등의 헌법 개정을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에 해야 우리 헌정사의 성과가 될 텐데 연임 문제가 결부되면 야당이 동의할 수가 있겠는가"라며 "여당 내부도 동의가 어렵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후보는 같은 날 CBS라디오에서 "헌법 128조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얘기했으면 깔끔하게 정리됐을 텐데, 조 의장에게 앞으로 제가 잘하라고 하겠다"며 "언론이 장사하기 좋게 저는 말려들었다. 조 의장이 기자들에게 낚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민석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은 비현실적"이라며 "발언 당사자가 오해라 했고, 대통령도 해외순방 중 난데없을 쟁점을 더 이상 키우는 것은 옳지도 필요하지도 않다"고 적었다.
문제는 이같은 부인과 해명에도 여전히 '연임 개헌' 논란이 지속되면서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까 하는 점이다. 정치권에선 연임 개헌 이슈가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8·17 전대에서의 당권 경쟁은 물론 차기 대권을 중심에 둔 권력 구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대에서의 차기 당권 경쟁이 친명(친이재명)대 친청(친정청래) 구도로 흘러가고 있는 만큼, 이 대통령의 연임 개헌 발언은 가능성 여부를 떠나 당권을 결정할 당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단 분석이다.
이종훈 정치경영컨설팅 대표는 "일반 국민과 민주당 당원이 연임 개헌 발언을 받아들이는 시선은 서로 다를 것"이라며 "이 대통령에 친화적인 친명계는 내심 연임을 반길 것인 만큼 조 의장의 발언은 전대 국면에서 친명계를 결집시키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의장이 던진 이 대통령의 연임 여부가 개헌 의제로 살아있게 되면, 차기 대권을 노리는 당 안팎의 주자들이 조기 세력화를 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연임 가능성을 남겨 놓은 살아있는 권력인 이 대통령으로 세력이 몰리게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차기 주자들이 섣불리 움직이기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국민 여론에서는 연임 반대 분위기가 더 강한 만큼 아예 연임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차별화에 나서는 주자가 있을 수도 있다"면서도 "의도했든 아니든 조 의장이 던진 연임 개헌 이슈에 당원들이 동요하면 친명이든 반명이든 쉽사리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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