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축소 착시’ 효과?…재무제표서 빠진 정부책임 148조원 [국가장부 경고등②]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6.07.30 07:00  수정 2026.07.30 07:00

우체국예금·보험 부채 147조5494억원 재정상태표서 제외

GTX-A 삼성역 지연 보상도 미공시…잠재 부담 관리 사각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원리금과 보험금 지급을 책임지는 우체국금융 부채 약 148조원이 2025회계연도 국가 재정상태표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의 법적 지급책임이 총부채에 잡히지 않으면서 재무제표상 부채 규모가 작아 보이는 ‘축소 착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5년 우체국예금특별회계의 총부채는 90조4067억원이었다. 그러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 재정상태표에 반영된 부채는 2조5310억원에 그쳤다. 고객이 맡긴 예금과 관련된 부채 87조8757억원이 국가 재정상태표에서 제외된 것이다.


우체국보험도 비슷하다. 우체국보험특별회계의 총부채 59조7237억원 가운데 국가 재정상태표에 반영된 금액은 500억원에 불과했다. 보험 적립금 등 부채 59조6737억원은 재정상태표 본문에서 빠지고 주석으로만 공시됐다. 우체국예금과 보험에서 제외된 부채를 합치면 147조5494억원이다.


이는 현행 회계지침이 우체국예금 고객예수금과 우체국보험 적립금 관련 자산·부채를 세입·세출 외 자금으로 분류해 국가 재정상태표 통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련 법률에 따라 우체국예금 원리금과 우체국보험 보험금의 최종 지급책임은 국가에 있다.


빠진 부채 148조원 전액이 국가의 순부채로 새롭게 더해진다는 뜻은 아니다. 우체국예금 관련 자산 97조117억원과 우체국보험 관련 자산 66조8247억원 등 약 164조원의 자산도 함께 재정상태표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산과 부채의 순액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지는 금융사업의 전체 규모가 재무제표 본문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회계처리의 일관성 문제도 제기됐다. 우체국예금특별회계가 2025년 거둔 4655억원의 이익은 과기정통부와 국가 재정운영표에 전액 반영됐다. 이 수익을 내는 데 활용된 고객예수금 관련 자산과 부채 대부분은 재정상태표에서 빠졌다. 손익은 포함하면서 이를 발생시킨 자산과 부채는 제외한 셈이다.


향후 세금으로 충당될 가능성이 있는 부담이 충분히 공시되지 않은 사례는 GTX-A에서도 확인됐다. 삼성역 개통 지연으로 정부는 민자사업자인 SG레일에 운영이익 감소분을 보전해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산정한 2025년 추정 손실운임수입 감소분은 1637억원이며, 이 가운데 717억원이 지급됐다.


최종 손실보전금은 삼성역 완전 개통 이후 실제 이용 실적을 기준으로 확정된다. 지급 규모가 달라질 수 있는 잠재적 재정부담이지만 GTX-A 손실보전 의무는 우발채무 관련 주석에서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예정처는 "국가가 지급책임을 지는 우체국예금·보험 관련 자산과 부채를 국가재무제표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GTX-A 삼성역 개통 지연에 따른 손실보전 의무도 우발채무 공시 대상인지 점검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재정부담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최소운영수입보장 등 다른 잠재 부담과 공시 기준이 일관되게 적용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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