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쏘시오, 박카스·오쏘몰로 번 '현금' 자회사에 직접 수혈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입력 2026.07.28 10:01  수정 2026.07.28 10:13

비티젠·용마 투자 뒷받침할 신사업 재원 확보

10월 동아제약 합병…'지주사 할인' 해소 효과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쏘시오그룹이 박카스로 번 돈을 신사업에 직접 투입한다. 지주회사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동아제약을 흡수합병해 투자 재원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그동안은 동아제약의 수익성이 아무리 좋아도 지주회사가 손에 쥐는 몫은 배당 일부에 그쳤다. 합병이 끝나면 벌어들인 현금을 계열사 투자에 곧바로 쓸 수 있는 구조로 바뀌게 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오는 10월 동아제약을 흡수합병한다.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소규모합병으로, 동아제약이 100% 자회사이기에 가능한 방식이다. 이로써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순수지주회사에서 사업지주회사로 전환한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제약을 주축으로 하는 헬스케어 밸류체인 지주회사다. 실제로 계열사 대부분의 사업이 맞물려 있다. 동아제약과 동아에스티가 각각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을 담당한다.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서도 비티젠은 바이오시밀러를, 에스티팜은 원료의약품(API) 생산을 맡는다. 용마로지스는 이렇게 만들어진 의약품을 전국 병·의원으로 실어나른다.


지주회사가 계열사 투자를 뒷받침하는 이유다. 비티젠이 대표적이다. 비티젠은 인천 송도에 1090억원을 투입해 연간 생산능력(CAPA)을 1만4000L까지 늘린다.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의 호실적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비티젠은 이뮬도사를 독점 생산하고 있다.


계열사의 의약품 유통을 책임지는 용마로지스 투자도 같은 맥락이다. 의약품 배송은 식약처의 의약품 유통관리기준(KGSP)을 충족한 인프라로만 가능하다.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정온물류(콜드체인)가 필수인 만큼 진입 장벽이 높다. 용마로지스가 오는 2027년까지 경기 안성에 신허브센터를 짓는 배경이다.


문제는 투자를 지원할 지주회사의 곳간이다. 순수지주회사의 수입원은 자회사 배당에 국한된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셈법이 더 복잡하다. 별도 잉여현금흐름(FCF)의 절반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사내 유보와 계열사 투자는 나머지 절반으로 감당해야 하는 구조다.


해법으로 꺼낸 카드가 동아제약 흡수합병이다. 동아제약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배당 수입 중 가장 큰 몫을 책임져 온 핵심 캐시카우다. 국민 피로회복제로 자리 잡은 박카스가 매출을 든든하게 받쳐준 덕이다. 최근 '비타민계 에르메스'로 불리는 프리미엄 비타민 오쏘몰까지 흥행하며 실적 안정성은 한층 견고해졌다.


동아제약의 수익성은 숫자로도 드러난다. 동아제약의 최근 3개년 영업이익률 평균은 12% 안팎이다. 상위 제약사 평균이 7%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상위권에 속한다. 지난해 투자를 빼고 남은 잉여현금흐름이 1000억원을 넘긴 배경이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견고한 현금 창출력은 곧장 지주회사 몫으로 편입된다. 무차입에 가까운 동아제약을 품는 만큼 차입 여력도 늘어난다.


정부의 지배구조 규제 변화도 맞물렸다. 이달 초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규정 개정안을 내놨다. 상장 모회사가 알짜 사업부를 떼어내 따로 증시에 올리면 모회사 주주가 손해를 본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상장 자회사인 동아에스티와 에스티팜을 거느린 만큼, '지주회사 할인'을 미리 줄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지주회사가 현금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안은 계열사 기업공개(IPO) 추진인데, 중복상장 규제 때문에 그건 어렵다"며 "차입을 늘리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인 만큼 이번 합병은 신사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묘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동아제약이 실질적인 무차입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존속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별도 기준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며 "사업 및 투자 의사결정 체계가 단순화되는 만큼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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