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통제로 버틴 상반기 물가…하반기엔 어디까지 누를 수 있나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7.27 17:28  수정 2026.07.27 17:28

정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2.6% 제시

하반기 평균 2.7% 아래여야 연간 2.6% 달성

6월 상승률 기준 0.5%p 이상 낮춰야 가능

이형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이 지난 1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상세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제시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2.6%를 달성하려면 하반기 상승률이 현재보다 큰 폭으로 낮아져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내건 하반기 3% 이내 관리 목표만으로는 전망치 달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6%로 0.5%포인트(p) 올렸다.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된 점을 반영한 것이다.


문제는 상반기 실적이 이미 전망치에 근접해 있다는 점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2.0% ▲2월 2.0% ▲3월 2.2% ▲4월 2.6% ▲5월 3.1% ▲6월 3.2%로 나타났다. 상승 흐름이 뚜렷한데다 하반기 출발점이 3%대다.


하반기 물가 2.7% 아래로 내려야 닿는 전망치


정부는 하반기 관리 목표를 3% 이내로 제시한 상태다.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은 지난 2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민생물가 안정 대책을 신속히 집행해 하반기 물가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부 전망치인 물가 상승률 2.6% 이내로 들어오려면 하반기 평균이 2.7%대 아래로 내려와야 한다. 하반기 평균이 2.7%를 웃도는 구간에서는 관리 목표를 지키더라도 연간 전망은 빗나갈 수 있다.


6월 상승률 3.2%를 기준으로 하면 0.5%p 이상 낮춰야 하는 셈이다.


물가 오름세가 특정 품목에 국한되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6월 상승률은 5월 3.1%에 이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구입 빈도가 높고 비중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3.4%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2.5% 상승했다.


눌러온 0.4%p…3조원 손실 떠안은 가격통제


물가를 누르고 있는 수단이 한시적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이 차관은 “석유 최고가격제가 없었을 경우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석유 최고가격제로 물가 상승률을 0.4%p 낮춘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격통제가 물가를 0.4%p 억제하고 있다는 것을 정부가 공인한 셈이다.


비용은 업계가 떠안고 있다. 최고가격제에 따른 업계 손실 규모는 3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재정 지원에 기댄 가격 안정 정책이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제도가 종료되면 억제됐던 상승분이 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지만 정부는 운용 기한을 밝히지 않고 있다.


가격통제가 물가 안정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고가격제를 유지하려면 정유업계 손실을 재정으로 메워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풀린 돈이 다시 물가를 자극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쪽에서 가격을 억누르면서 다른 쪽에서는 그 비용을 대느라 돈을 푸는 셈”이라며 “정책 효과가 서로 상쇄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수급 조정이 빠져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염 교수는 “값이 비싸면 공급을 늘리거나 수요를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가격만 낮추면 오히려 수요가 늘어난다”며 “원인은 두고 결과만 손대는 방식으로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하반기 물가 흐름이 상반기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물가 상승률 평균은 2.5%지만 5월과 6월에 3% 수준까지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7월은 최고가격제로 유가를 낮춘 효과가 나타나면서 물가가 전월보다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브라질 국빈방문 중 제41차 수석보좌관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하고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석유 최고가격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유가 유동성·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국내 물가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노력을 빠르게 기울여야 한다”며 “유가 불안이 확실하게 해소될 시점까지 석유 최고가격제를 지속하고, 유류세 인하 같은 정책 수단도 최대한 유지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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