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100GW 목표 빠듯…“보급 속도 4배 늘려야”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7.27 13:01  수정 2026.07.27 13:01

KDI, 2030년까지 반기마다 신규 설비 6.8GW 필요

태양광 3.6배·풍력 10배로 보급 속도 높여야

송전망 확충·수익 안정·민간자금 유입 과제도

태양광. ⓒ뉴시스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100GW로 늘리려면 앞으로 보급 속도를 최근 실적의 4배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풍력은 기존보다 10배 빠르게 보급해야 하지만 송전망 부족과 불안정한 사업 수익, 자금조달 제약 등이 걸림돌로 지목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7일 발표한 ‘재생에너지의 효과적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에 따르면, 정부의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하려면 올해 하반기부터 2030년까지 반기마다 평균 6.8GW 이상의 신규 설비를 보급해야 한다. 최근 5년 6개월간 반기별 평균 보급량인 1.7GW의 4배에 해당한다.


발전원별로는 태양광 보급 속도를 기존보다 3.6배, 풍력은 10배가량 높여야 한다.


정부가 제시한 2030년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 목표는 태양광 87GW, 풍력 9GW, 기타 4GW 등 총 100GW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은 39.1GW다.


KDI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투자 확대와 탄소중립 관련 글로벌 규범에 대응하려면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공급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해상풍력. ⓒ연합
누적 지원비용 28조원…편익은 비용 웃돌아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투입되는 비용도 빠르게 늘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의무이행비용은 지난해 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제도가 도입된 2012년 이후 누적 비용은 약 28조원에 달한다.


KDI가 2020년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재생에너지 보조금 1원당 사회적 편익은 태양광 1.33원, 육상풍력 1.18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탄소 감축과 대기질 개선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설비가 늘면서 장기적으로 발전비용이 낮아지는 효과도 포함됐다.


재생에너지 설비가 늘어나면 관련 기술이 발전하고 제작·시공 경험이 쌓이면서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 낮아진다. KDI는 이를 ‘학습효과’로 보고 보조금의 편익에 반영했다.


학습효과를 빼고 탄소 감축과 대기질 개선 등 당장 발생하는 편익만 계산하면 보조금 1원당 편익은 태양광 0.89원, 육상풍력 0.80원에 그쳤다.


당장 편익만으로는 투입 비용에 미치지 못하지만, 설비 확대로 향후 발전비용이 낮아지는 효과까지 포함하면 사회적 편익이 비용을 웃돈다는 의미다.


송전탑. ⓒ뉴시스
발전설비 154% 증가할 때 송전망 26% 확충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전력계통 확충이 우선돼야 할 과제로 꼽혔다.


2003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발전설비는 154% 증가했지만, 송전망은 2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송전선로 건설이 입지 선정과 주민 수용성, 인허가 단계에서 지연되면서 재생에너지 설비가 집중된 지역에서는 계통 접속 지연과 출력 제한이 발생하고 있다.


전력을 생산하는 지역과 소비하는 지역이 다른 데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유연성 자원도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KDI는 송전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확충하고 분산에너지와 수요반응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지역별 전력 수급 여건을 요금에 반영하는 차등요금제 도입도 제안했다.


불안정한 수익구조는 민간자금 유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수입을 좌우하는 전력도매가격(SMP)과 REC 가격의 변동성이 큰 반면 이를 보완할 장기계약과 전력구매계약(PPA) 시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해상풍력과 대규모 ESS 사업에 필요한 장기 자금을 공급할 국내 금융기관의 사업금융 경험도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KDI는 경쟁입찰을 기반으로 장기계약을 확대하고 PPA 거래 제한을 완화하는 한편 정책금융기관이 사업 초기 위험을 분담해 민간자금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임희현 KDI 연구위원은 “2030년 목표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설비 보급 속도를 크게 높여야 하지만 전력계통과 자금조달 여건이 함께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보급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보급 지원과 계통 확충, 금융지원 정책을 하나의 체계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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