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총회서 보완수사권 폐지 당론 채택
당내 이견 있던 피해자 보호 수단 관련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전건송치 추진"
"입법 과정서 위헌 논란 등 논쟁 지속될 듯"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안(보완수사권 폐지) 공청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일부 의원들의 반발과 국민적 우려에도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장윤기 사건 이후 피해자 보호와 수사 공백을 우려하는 신중론이 당 안팎에서 제기됐지만 지도부는 검찰개혁 완수를 앞세워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이다. 당 내부에서도 절차와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진 데다 국민적 우려도 여전해 향후 입법 과정에서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포함한 직접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인했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10월 2일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를 차질 없이 정착시키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는 판단 아래 조속히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며 "전체 의원 161명 가운데 106명이 참석해 의결정족수를 충족했고 당론으로 추인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최근 검찰개혁의 핵심 원칙으로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를 거듭 강조해 왔다.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전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 대원칙은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라며 "이제 숙의의 마침표를 찍을 때"라고 밝히며 당론 채택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거쳐 다음 주 법사위 전체회의를 연 뒤 본회의 처리까지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월요일(27일)쯤 법안심사소위 논의가 어느 정도 정리될 것으로 본다"며 "다음 주 중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 계획이고 본회의 일정은 여야와 국회의장이 협의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론 확정 직전까지 당내에서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반대 기류가 명확한 사안을 전당대회 유불리를 따져 결정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의문"이라며 "보완수사권 폐지의 부작용과 정치적 리스크를 인정하면서도 같은 결론에 이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민 다수의 여론을 외면한 채 우리만 옳다고 하거나 옳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이 길을 간다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당론 채택 절차를 진행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당내에서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위헌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보호를 우려하며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 법안을 발의한 홍기원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검사에게 수사권을 조금이라도 남기면 반개혁·반민주로 비난받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피해자의 간절한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도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박탈하는 것이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며 "범죄 피해자가 국가로부터 버림받는 상황이 생겨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남희 의원 역시 24일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폐지하되 경찰이 수사한 사건을 모두 검사에게 송치하는 '전건 송치'를 골자로 한 별도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며 피해자 보호 장치 마련을 요구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피해자 보호 장치를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피해자 보호 수단을 대폭 확대했고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는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는 전건송치 방식을 개별법 개정을 통해 추진하기로 했다"며 "특별사법경찰관 사건의 전건송치 의무도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의 자료 제출권과 검사의 의견 제출·청취권을 신설하고 고소인이나 피해자 법정대리인 등 이의신청권자에 고발인을 추가하는 한편 수사기관 간 상호 견제를 강화하기 위한 검사의 보완수사·재수사 요구권 실질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모든 수사기록을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전자화해 관리하고 검사가 다른 범죄 혐의를 발견할 경우 경찰에 수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다. 수사인권보호관 등 감시기구를 설치해 피해자 보호 기능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한병도 직무대행도 의총 마무리 발언에서 "홍기원 의원과 김남희 의원이 제안한 내용의 취지에 공감하며 가능한 부분은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대로 모두 담지 못한 점은 죄송하지만 여러 의원들의 의견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민주당은 피해자 보호 장치를 보완한 만큼 검찰개혁과 국민 보호를 모두 담아냈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피해자 보호 장치를 일부 보완한 것은 의미가 있지만 핵심 쟁점인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당내에서도 끝까지 신중론이 제기됐는데도 당론으로 밀어붙인 만큼 향후 입법 과정에서 위헌 논란과 수사 공백 논쟁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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