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제안 'SPC' 선순환 효과, 국제학술지서 확인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7.23 09:16  수정 2026.07.23 09:16

사회적가치연구원 지원 연구, 국제 SSCI 학술지 게재

4000개 가상기업 시뮬레이션으로 정책 효과 검증

사회성과인센티브(SPC)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가 게재된 국제 SSCI 학술지.ⓒ사회적가치연구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안한 사회성과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SPC)가 사회적기업의 사회성과뿐 아니라 경제성과까지 함께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 SSCI 학술지에 실렸다.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은 SPC)연구가 사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SSCI)에 게재됐다고 23일 밝혔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이 지원한 이번 연구는 실제 SPC 참여기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4000개 가상기업을 시뮬레이션해 SPC의 정책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며 향후 제도화 논의를 뒷받침할 학술적 근거를 제시했다.


SPC는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 가치로 측정하고 성과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사회성과 기반 보상 제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사회문제 해결 방안으로 제안한 개념으로, 사회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해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보상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2015년부터 SPC 사업을 운영하며 사회성과를 측정하고 성과에 비례한 인센티브를 지급해 왔다.


연구 결과는 이화여대 경영학부 김상준 교수의 논문 'Responses of Dual-purpose Organizations to Economic Compensation: an Agent-based Model Approach'에 담겨 조직 시뮬레이션 분야 국제 SSCI 학술지 Computational and Mathematical Organization Theory(2026년 6월)에 게재됐다. SSCI는 사회과학 분야의 연구 영향력과 학술성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국제 학술지 인용색인이다.


이번 연구는 사회적가치연구원이 제공한 SPC 데이터를 활용해 수행됐으며 SPC가 사회적기업의 사회성과(Social Value·SV)와 경제성과(Economic Value·EV)에 미치는 영향을 에이전트 기반 모델(Agent-Based Model·ABM)로 분석했다.


사회적기업은 사회문제 해결과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혼종조직(Hybrid Organization)'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생존을 위해 경제성과 중심으로 운영 방향이 바뀌는 '미션 드리프트(Mission Drift)'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번 연구는 SPC가 이러한 균형 유지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진은 SPC 참여 사회적기업 23개사를 심층 인터뷰해 기업 특성과 의사결정 방식을 분석한 뒤 사회성과와 경제성과가 모두 낮은 초기 조직, 사회성과 중심 조직, 경제성과 중심 조직, 사회성과와 경제성과를 모두 갖춘 이상적 혼합 조직 등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이후 유형별로 1000개씩 총 4000개의 가상기업(Agent)을 만들어 실제 기업처럼 의사결정을 반복하도록 설정하고 SPC가 지급되는 상황을 가정해 7년간 사회적기업의 행동 변화와 성과를 시뮬레이션했다.


분석 결과 SPC는 사회성과와 경제성과가 함께 향상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SPC를 받은 기업은 사회적 가치 창출 동기가 높아지면서 사회성과가 개선됐고, 향상된 사회성과는 추가 인센티브와 자원 확대로 이어졌다. 확보된 자원은 다시 사회성과와 경제성과를 높이는 데 활용되며 선순환을 형성했다. 이는 SPC가 단순한 재정지원을 넘어 사회적기업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모든 유형의 사회적기업에서 사회성과와 경제성과가 모두 증가했으며 특히 두 성과가 모두 낮은 초기 단계 기업에서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는 성장 기반이 취약한 사회적기업일수록 사회성과 기반 보상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는 SPC의 효과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감소하는 경향은 있지만 SPC가 없는 경우보다 성장 둔화 시점을 늦춰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보호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SPC가 단순한 재정지원이 아니라 사회적기업의 행동 변화와 자원 축적을 유도해 사회성과와 경제성과를 함께 높이는 정책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실제 SPC 참여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한 에이전트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회성과 기반 보상이 사회적기업의 성장과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운영 중인 SPC 사업의 효과를 검증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SPC 제도화에 따른 사회적기업 생태계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정책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김상준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회적기업은 사회성과와 경제성과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조정해야 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SPC와 같은 사회성과 기반 보상이 사회적 가치 창출 동기를 강화하고, 사회성과 향상이 다시 경제성과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음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는 "이번 연구는 연구원이 축적한 SPC 데이터가 국제 학술지 연구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SPC가 사회적기업의 사회성과와 경제성과를 함께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점을 국제학술연구를 통해 확인한 만큼, 이번 연구가 향후 SPC 제도화 논의의 중요한 정책적 근거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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