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이전·연구개발 성과 따라 인센티브 차등 지급
2030년 현지 기업 1만 곳 공급망 편입 목표
KIEP “합작법인·현지 연구개발 중심으로 전략 전환해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경.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베트남이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 기준을 투자금액에서 기술 이전과 현지 기업 기여 성과 중심으로 바꾼다. 오는 2030년까지 주요 산업의 국산화율을 45~50%로 높이고 현지 기업 1만 곳을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잡은 것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생산·조달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2일 발간한 ‘베트남 FDI 정책 전환의 의미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베트남 공산당 정치국 결의안 제10호가 지난 40년간 이어진 양적 투자 유치 정책을 질적 성장 중심으로 전환한 지침이라고 분석했다.
베트남은 그동안 법인세 감면 등을 앞세워 외국 자본을 끌어왔다. 그러나 2024년 글로벌 최저한세를 도입하면서 세제 혜택이 줄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현지 연구개발(R&D)과 인력 교육, 기술 이전 실적을 증명한 기업에 현금성 보조금이나 기반시설을 지원하는 성과 연계형 인센티브를 확대할 방침이다.
정책 전환의 배경에는 대규모 FDI에도 현지 기업으로 기술이 충분히 확산하지 않았다는 판단이 있다. 베트남 경제에서 FDI 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과 총교역의 70% 이상을 담당하지만 투자는 노동·자원 집약적인 조립·가공 부문에 집중됐다.
결의안은 2026~2030년 등록 자본 2000억~3000억 달러, 실제 투자 1500억~2000억 달러 유치를 목표로 제시했다. 전체 FDI 자본의 75%를 선진국에서 유치하고 글로벌 기술기업의 본사나 R&D센터도 최소 3곳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한국 대기업은 현지 조달 확대와 핵심 기술 보호 사이에서 선택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현지 업체의 품질·정밀가공 역량이 충분히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국산화율을 단기간에 높이면 생산비와 불량 위험이 함께 커질 수 있다.
단순 조립 공정을 운영해 온 중소기업도 부담이 예상된다. 현지 대학·연구기관과 공동 R&D 실적이 없거나 연구 인력의 현지 채용 비율이 낮으면 기존 세제 혜택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KIEP는 현지 명문대와 협력, 한·베 합작법인 설립, 기술 모듈화와 생산기지 분산을 대응 방안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과거처럼 생산요소만 공급하고 혜택만 제공하는 방식은 지양하지만, 다자간 규범 안에서 자발적으로 기술을 교류하는 기업에는 합법적인 보조금을 주겠다는 성과 연계형 유인책”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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