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7월 해무’ 미스터리…차가운 바다·고온다습 공기가 만든 현상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07.20 09:30  수정 2026.07.20 09:30

KIOST, 천리안 해양위성 분석 결과

동해 난류와 차가운 바닷물 만나

매년 해무 만들어지기 쉬운 조건

부산 해무 이미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매년 7월 초만 되면 부산 해운대를 비롯한 연안 지역이 짙은 안개로 뒤덮여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도시 같은 풍경이 펼쳐지곤 한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연례행사처럼 여겨지던 이 현상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과학적인 기상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이희승 원장)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매년 7월 초 부산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와 기온 자료 등을 담은 천리안 해양위성 2호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원인을 규명했다.


조사 결과 여름철 부산 해무는 부산 연안의 차가운 바닷물과 고온다습한 여름 공기가 만나 발생하는 해양기상 현상으로 확인됐다.


KIOST 해양위성센터에 따르면 부산 외해에는 대한해협을 지나 동해안을 따라 북상하는 따뜻한 해류인 동한난류가 흐른다. 반면 연안에는 상대적으로 차가운 바닷물이 자리 잡고 있다.


7월 초가 돼 계절풍의 방향이 남동풍으로 바뀌면 고온다습한 공기가 이 바람을 타고 차가운 해수면 위로 흘러들게 된다. 이때 공기가 급격히 식으면서 수증기가 응결해 이류 해무가 발생한다.


7월 초 부산은 이러한 ‘차가운 바다 위로 부는 따뜻하고 습한 바람’이라는 핵심 요건이 갖춰지기 쉬운 시기여서 매년 반복해서 해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부산 해무 생성 설명 이미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다만 해무는 수온과 바람 등 해양기상 조건에 따라 해마다 다르게 나타났다. 2024년에는 조건은 갖춰졌으나 강한 바람이 대기를 뒤섞어 위성 영상으로 직접 식별하기 어려워 구름 아래 존재할 가능성만 포착됐다. 지난해에는 유리한 환경이 부산 근해에만 국한되고 바람도 약해 국지적인 소규모 해무가 형성됐다.


박명숙 해양위성센터 박사는 “매년 7월 7일에 해무가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맘때 부산 앞바다에는 해무가 만들어지기 쉬운 조건이 거의 해마다 갖춰졌다”라며 “특히 기후위기로 우리 바다의 수온과 해류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해무를 비롯한 연안 해양 현상의 양상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심에서는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해무가 바다 위에서는 시야를 수 미터까지 좁혀 선박 운항과 해양 레저 활동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짙은 해무가 낀 날에는 해상 활동 전 기상 정보를 확인하고 항해 시 속도를 줄이는 등의 주의가 요구된다.


현재 KIOST 해양위성센터는 천리안위성 2호의 해양탑재체로 한반도 주변 해역을 상시 관측하며 해무의 발생과 이동을 분석해 해상 안전 정보의 과학적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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