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카이스트 공동연구팀 연구 결과
새 위험도 분류체계 제시…환자 맞춤 치료·추적관찰 활용 기대
ⓒ세브란스병원
눈 속에 발생하는 암인 포도막흑색종의 전이 위험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단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확인됐다.
이승규·김용준 세브란스 안과병원 안과 교수 연구팀은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남창현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포도막흑색종 환자의 유전체를 분석해 전이와 관련된 주요 유전적 변화를 최근 발표했다.
포도막흑색종은 성인에서 가장 흔한 안구 악성종양으로, 전이가 발생하면 치료가 어렵고 예후도 좋지 않다. 현재는 특정 염색체 이상을 바탕으로 전이 위험을 예측하고 있지만, 같은 고위험군에서도 실제 전이 여부가 엇갈리는 사례가 적지 않아 보다 정밀한 예측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에서 포도막흑색종을 진단받은 환자 40명의 암 유전체 전체를 분석한 결과, BAP1 유전자 이상이 전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전이가 발생한 환자의 83%에서 BAP1 이상이 발견된 반면, 전이가 없는 환자에서는 14%에 그쳤다. 또 국제암유전체컨소시엄(ICGC)에 등록된 환자 75명의 데이터를 활용한 검증에서도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아울러 1번 염색체 일부가 증가하는 변화도 전이 위험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변화는 전이 환자의 58%, 비전이 환자의 18%에서 확인됐다.
연구팀은 두 가지 유전체 변화를 함께 반영한 새로운 위험도 분류체계를 제시했다. 이를 적용한 결과 가장 낮은 위험군에서는 전이가 발생하지 않았고, 중간 위험군은 6%, 높은 위험군은 50%, 가장 높은 위험군은 100%의 전이율을 보였다.
또 암 발생 시점을 추정한 분석에서는 포도막흑색종과 관련된 주요 염색체 변화가 평균 20대 초반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 암 진단보다 30~40년 앞서 전이와 관련된 유전적 변화가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포도막흑색종의 전이 위험이 암 진단 이전의 초기 단계에서 결정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양인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기존 연구와 달리 아시아인 환자의 유전체 특성을 규명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승규 교수는 “포도막흑색종은 전이가 생기면 치료가 어려워, 전이 위험이 큰 환자를 조기에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유전자 이상과 염색체 변화를 함께 보면 기존보다 더 정확하게 전이 위험을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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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교수는 “포도막흑색종과 관련된 변화가 암 진단 수십 년 전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향후 고위험 환자를 미리 선별하고 환자별 맞춤 추적관찰과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세브란스병원은 2006년 국내 최초로 포도막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안구 적출 없이 근접방사선 치료를 시행했다. 2013년 발표한 연구에서는 근접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이 84.0%로 안구적출술 환자(77.2%)보다 높은 경향을 보였으며, 2018년 연구에서는 치료 환자의 80% 이상이 3년간 안구를 보존했고 3년 생존율은 90%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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