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법리 검토 필요"
진보·보수 위원 공방 격화
진보위원들 퇴장 뒤 사퇴 촉구
국가인권위원회가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 폐기안을 둘러싸고 찬반 공방 끝에 안건 상정을 보류했다.ⓒ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의결한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를 폐기하는 안건을 둘러싸고 인권위원들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법리 검토가 더 필요하다며 안건 상정을 보류했고, 이에 반발한 일부 위원들은 회의장을 퇴장한 뒤 안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인권위는 13일 열린 제13차 전원위원회에서 이숙진·오영근 상임위원과 소라미·오완호·조숙현 비상임위원 등이 공동 발의한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안 폐기 및 대국민 사과' 안건을 논의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해 2월 전원위원회에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방어권 보장을 권고하는 안건을 찬성 6명, 반대 4명으로 의결한 바 있다.
보수 성향 위원들은 이미 집행이 완료된 결정을 번복하는 것은 인권위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안건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한석훈 비상임위원은 해당 결정은 이미 적법하게 이뤄져 집행까지 끝난 만큼 소급해 효력을 상실시킬 수 없다며 새로운 의결 자체가 무효라고 말했다.
강정혜 비상임위원도 동일 사안을 다시 심리하는 것은 일사부재리 원칙과 법적 안정성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당시 권고안에 찬성했던 이한별 전 비상임위원의 임기 종료 후 진보 성향 위원이 다수가 된 상황에서 폐기안을 발의한 것은 정치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반면 폐기안을 발의한 진보 성향 위원들은 과거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기 위한 선언적 의미라고 반박했다.
이숙진 상임위원은 "잘못된 결정을 의결한 것도 인권위원들이고 바로잡는 것도 인권위원들의 몫"이라며 "결자해지 차원"이라고 말했다.
조숙현 비상임위원도 이번 안건은 헌법재판소 등에 다시 의견을 표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과거 결정이 인권위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는지를 평가하고 바로잡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오완호 비상임위원은 당시 권고안이 국민의 권리를 침해한 권력을 사실상 옹호한 결정이었다며 새로운 의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약 2시간 30분간 논의가 이어진 끝에 안 위원장은 "사안이 중대하고 법리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날 안건을 전원위원회에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숙진·오영근·오완호·조숙현·소라미·김민문정 위원은 남은 안건 심의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이들은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치욕적 의결의 폐기와 대국민 사과를 위한 논의 자체를 거부한 안창호 위원장의 행태를 묵과할 수 없다"며 안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