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자산운용사 CEO 간담회
공개 발언에서 레버리지 언급 無
금투협회장 "연착륙 필요성 언급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주재했다. ⓒ금융감독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이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를 '반성'하고 '후회'한다고 했던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입을 닫았다.
이 원장은 13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주재했다.
예고 없이 화두를 던지는 평소 성향과 달리, 이날은 준비된 원고를 그대로 읽었다.
이 원장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운용사 거짓·과장 광고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며 상장지수펀드(ETF) 괴리율 관리를 주문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과장광고 등 시장질서 저해 행위에 대한 특단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며 "ETF 운용 과정에서 LP(유동성공급자) 증권사와 함께 괴리율 관리 등에도 만전을 기하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뜨거운 상황에서도 관련 언급을 삼가며 몸을 낮춘 모양새다.
간담회 종료를 기다린 기자들이 관련 질문을 쏟아냈음에도 이 원장은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채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주재했다. ⓒ금융감독원
원론적이긴 하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대해 언급한 쪽은 업계였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이 원장 모두발언 직후 진행된 인사말에서 "최근처럼 특정 대형 종목에 자금이 집중되고 개인 투자자의 레버리지 상품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현상은 우리 업계가 더욱 세심하게 살펴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간담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관련 이야기가) 아예 안 나오지는 않았다"며 "우리가 좀 노력해 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해야되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금감원 '침묵' 기조에 따라 간담회에 참석한 운용사 CEO들도 말을 아꼈다.
한 운용사 CEO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관련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금감원에서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운용사에 특별히 주문할 내용 없었나
앞서 금감원은 이번 간담회 주제가 '의결권·주주권 행사 체계 점검결과 및 기타 자본시장 현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표면상 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와 연계해 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개선을 당부하는 자리였지만, '기타 자본시장 현안'을 고리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관련 논의가 일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이 원장이 운용사 측에 특별히 주문할 내용이 없어 관련 발언을 삼갔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공급하는 운용사보다도 관련 규정을 담당하는 한국거래소, 해당 상품 거래 흐름에 관여할 수 있는 증권사에 대한 조치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사보다도 거래소, 증권사 등에서 조치가 취해져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단일종목 레버리지 관련 보완 방안은 F4 회의 등을 거쳐 구체화될 전망이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0일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관련해 "필요한 보완이 있다면 F4 회의에서 점검하고 논의해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었다.
F4 회의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감원장이 모여 금융시장 현안 등을 논의하는 협의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