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와 다른 누적형 특성 반영
체감 38℃·기온 39℃ 예상되면 중대본 가동
전력수급·고수온·축산농가 분산 대응
폭우가 특보 초기부터 통제와 대피에 집중하는 재난이라면, 폭염은 기온 상승에 따라 취약계층과 산업 현장의 피해가 누적되는 구조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생성형AI를 활용해 제작)
토요일인 11일 오전 부산과 경남에 올해 첫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 부산서부와 창원·김해·밀양·창녕·합천중부에 폭염경보를 발효했다.
부산중부·동부와 거제·통영·고성·거창북부 등에는 폭염주의보가 유지됐다. 폭염경보는 일 최고체감온도가 35℃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거나 중대한 피해가 우려될 때 발표된다.
주말 오전부터 경보 단계로 올라섰지만 호우 때처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가 가동되지는 않았다. 집중호우때와 달리 폭염 메뉴얼이 다르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하루 전인 10일 오후 3시 폭염 재난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올렸다. 당시 전국 235개 특보구역 가운데 116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졌고, 행안부는 관계부처와 16개 시·도가 참여하는 점검회의를 열었다.
중앙 대응이 호우 때보다 느슨해 보이는 배경에는 재난별 가동 기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집중호우는 짧은 시간에 지하차도와 하천변, 산사태 취약지역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특보 초기부터 통제와 대피를 지휘한다. 행안부는 8일 충청권과 전북 등에 호우주의보가 발표되자 곧바로 중대본 1단계를 가동했다.
폭염은 피해가 전국에 걸쳐 누적되는 재난으로 분류된다. 위기경보를 단계적으로 올리면서 지방정부와 부처별 대책을 먼저 가동하는 구조다. 올해부터 폭염특보도 주의보·경보·중대경보의 3단계로 운영된다.
중대경보는 폭염경보 수준이 유지되는 지역에서 일 최고체감온도 38℃ 또는 일 최고기온 39℃ 이상이 예상될 때 내려진다. 이 단계에 이르면 행안부가 상황판단회의를 열고 중대본 구성과 상황관리관 현장 파견을 검토한다.
11일 부산·경남 특보는 체감온도 35℃ 이상을 기준으로 한 폭염경보다. 중대경보 기준에는 이르지 않았다. 현재 대응은 중대본 중심의 전국 단일 지휘보다 취약계층 안부 확인과 무더위쉼터 운영, 야외 작업장과 농촌 순찰에 무게가 실린다.
한편 정부는 지난 4월 15일 지방정부에 폭염대책비 300억원을 조기 교부했다. 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난 규모로 무더위쉼터와 그늘막, 안개형 냉각시설 등 폭염 저감시설 정비에 사용된다.
부산시는 취약 어르신 3만2000명의 안부 확인 체계를 마련하고 무더위쉼터 1500여 곳과 그늘막 등 저감시설 4200여 곳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은행 영업점과 KT 대리점 등 민간시설도 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경보가 토요일에 발효됐다는 점은 쉼터 운영의 실효성을 가르는 변수다. 금융기관과 일부 공공시설은 평일 운영을 전제로 한다. 지정 시설 숫자가 많더라도 주말에 문이 닫히면 실제 보호 기능은 떨어진다.
경남도는 이런 공백을 줄이기 위해 무더위쉼터 7211곳과 별도로 야간과 주말에도 이용할 수 있는 폭염 응급대피소 18곳을 지정했다. 경남지역 온열질환자는 2021년 126명에서 2025년 382명으로 세 배 이상 늘었다. 사망자는 같은 기간 1명에서 3명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7월6일까지 19명이 발생했으며, 논밭과 실외 작업장 등 실외 발생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앙부처 대응은 업무별로 분산돼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인과 가축 피해를 관리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냉방 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수급을 점검한다. 해양수산부는 육상 폭염특보와 별도로 수온을 기준으로 양식장 고수온 대응에 나선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여름 최대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인 98.8GW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공급능력 107GW를 확보했다. 해수부는 실시간 수온 관측망을 지난해 200곳에서 올해 210곳으로 늘리고 고수온 대응 장비 예산을 58억원에서 76억원으로 확대했다. 농식품부도 가축더위스트레스지수 등을 활용해 축산 취약농가를 관리하고 있다.
김용균 행정안전부 자연재난실장은 “폭염은 취약계층과 현장 근로자에게 더욱 가혹하게 다가온다”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됨에 따라 각 부처와 지방정부는 취약계층 보호와 현장 중심 대응에 총력을 다하고, 국민들에게 폭염 행동요령을 적극 홍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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