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은 서울 도로가 시민의 운동장…'쉬엄쉬엄 모닝'으로 누구나 부담없이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입력 2026.07.12 09:17  수정 2026.07.12 09:17

'쉬엄쉬엄 모닝' 시범 운영 결과 시민 만족도 높아

경쟁이나 기록 부담없이 누구나 자기 페이스대로 운동

7월부터 정례 운영…여의대로 시작으로 단계적 확대

오세훈 서울시장 "시민의 건강한 아침 함께 만들 것"

12일 아침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쉬엄쉬엄 모닝'에 참가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시민들이 출발선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인희 기자

일요일인 12일 아침 6시30분. 한여름의 습한 공기에도 불구하고 여의도공원에는 수백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서울시가 7월부터 정례화하기로 한 '쉬엄쉬엄 모닝'에 참여해 일요일 아침 운동을 하려는 시민들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시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출발선에 섰다.


12일 오전 여의도에서 열린 '쉬엄쉬엄 모닝'에 반려견과 함께 달리고 있는 참가자ⓒ데일리안 김인희 기자

오전 7시, 출발신호가 떨어지자 시민들이 일제히 출발선을 넘어선다. 하지만 코스를 달리는 방식은 저마다 제각각이다. 프로 마라토너 못지않은 복장과 신발을 갖추고 달리는 참가자가 있는가 하면, 반려견과 함께 집 앞에 산책을 나온 듯 천천히 걷는 참가자도 있다. 심지어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참가자, 킥보드를 타고 달리는 어린이들도 있다. 쉬엄쉬엄 모닝에는 단 하나의 원칙만 있다. 누구나 자기가 편한 방법으로, 자기 페이스대로 달리면 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기록 측정은 없고 순위도 없고 경쟁도 없다.


12일 오전 여의도에서 열린 '쉬엄쉬엄 모닝' 출발 전 시민들과 함께 스트레칭으로 준비운동하는 오세훈 서울시장ⓒ데일리안 김인희 기자

쉬엄쉬엄 모닝은 차량 통행량이 가장 적은 일요일 이른 오전 시간을 이용해, 평소에는 자동차의 통행만 허용됐던 차로 일부를 시민들의 달리기 공간으로 개방하는 것이다. 오세훈 시장이 지난해 1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카프리 모닝'(Car-Free Morning) 현장을 찾았을 때 얻은 아이디어를 서울 실정에 맞게 벤치마킹했다.


3월 시범운영 참가자 총 18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1685명(90.4%)이 '만족한다'고, 1790명(96.1%)는 '재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이런 긍정적인 반응을 바탕으로, 올해 7월부터 이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12일 오전 여의도에서 열린 '쉬엄쉬엄 모닝'에 현장 참가신청을 하고 있는 시민들ⓒ데일리안 김인희 기자

정례화된 쉬엄쉬엄 모닝에는 번거로운 사전 접수도 필요없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현장에서 QR코드를 찍어 바로 신청할 수 있으며 참여 자격에 제한도 없다.


오 시장은 이날 출발 전 인사말을 통해 "지난 3월 처음 선보인 '쉬엄쉬엄 모닝'에 많은 시민 여러분께서 함께해 주셨다"며 "기록보다 나만의 페이스를 즐기며 걷고, 뛰고, 자전거를 타고, 가족과 반려견과 함께한 여러분의 모습은 서울이 만들어 가고 싶은 새로운 아침의 풍경이었다"고 시민들에게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여의대로를 시작으로 서울광장, 한강 교량과 공원까지 서울 곳곳에서 시민 여러분의 건강한 아침을 함께 만들어 가겠다"며 "서울은 이제 자동차만을 위한 도시가 아니라, 시민이 걷고 뛰며 건강을 누리는 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주말 아침 몇 시간만큼은 도로가 시민의 운동장이 되고, 서울이 여러분의 건강한 일상을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12일 오전 여의도에서 열린 '쉬엄쉬엄 모닝' 출발에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인희 기자

이날 개방된 코스는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출발해 여의대로를 지나 마포대교를 왕복하는 5㎞ 구간이다. 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차로 일부를 통제하고 장애물 없이 탁 트인 달리기 코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했다.


12일 오전 여의도에서 열린 '쉬엄쉬엄 모닝'에 킥보드를 타고 참가한 어린이ⓒ데일리안 김인희 기자

이날 쉬엄쉬엄 모닝에 참여한 구모씨는 "평소 러닝 동호회에서 활동했지만 웬만한 규모의 마라톤 대회가 아니고서는 이렇게 넓은 차도를 달리는 경험을 하기 쉽지 않다"며 "앞으로는 동호회 회원들에게도 함께 참여하자고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자전거를 타고 참여한 한 참가자는 "꼭 두 발로 달리지 않아도 되고 자기에게 맞는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해서 나왔다"며 "순위나 기록에 상관없이 그저 스포츠를 즐기는 마음이면 충분해서 좋다"고 전했다.



12일 오전 여의도에서 열린 '쉬엄쉬엄 모닝'에서 여의대로~마표대교 왕복 5㎞ 구간을 완주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민들을 격려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인희 기자

코스 완주를 마치고 출발지점으로 되돌아온 오 시장은 뒤이어 완주하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격려를 건넸다.


서울시는 이날 여의대로를 시작으로 19일과 26일에는 서울광장에서 출발해 서울대로 사거리를 지나 숭례문 오거리를 왕복하는 2㎞ 구간에서 쉬엄쉬엄 모닝 대회를 열 예정이다. 또 각 대회장마다 '찾아가는 서울체력장'을 운영해 시민들이 자신의 체력을 측정하고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12일 오전 여의도에서 열린 '쉬엄쉬엄 모닝'에서 참가자들이 출발신호에 맞춰 출발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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