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 예대차 지난해보다 커
대출금리 7%대인데 예금은 2%대
가계대출 압박에 예금 유치 요인 줄어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서 시민들이 시중은행 ATM기기 앞을 지나고 있다.ⓒ뉴시스
은행권의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를 나타내는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면서 대출을 보유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따른 압박으로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인 반면, 정기예금 등 수신 금리 인상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차주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9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1.39%포인트(p)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기록한 평균 1.27%p와 비교해 5개월 만에 0.12%p 확대된 수치다.
5대 은행 중 가계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신한은행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5월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는 1.60%p를 기록했다.
이어 국민은행이 1.37%p, 농협은행이 1.34%p, 하나은행이 1.32%p, 우리은행이 1.31%p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일부 은행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예대금리차 확대 흐름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12월 1.39%p였던 가계 예대금리차가 올해 5월 1.60%p로 0.21%p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1.17%p에서 1.37%p로 0.20%p 벌어졌고, 우리은행은 1.19%p에서 1.31%p로 0.12%p 상승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같은 기간 각각 0.06%p, 0.04%p 늘었다.
이처럼 예대금리차가 다시 벌어지는 주된 원인으로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비대칭적인 움직임이 꼽힌다.
시장 금리 변동에 맞춰 대출금리는 급격하게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 반면, 예금금리의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5년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4.66~7.37% 수준에 형성돼 있다.
대출금리의 상단이 이미 7%대 중반에 육박하면서 주담대를 보유한 차주들이 체감하는 이자 비용은 크게 불어난 상태다.
반면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대부분 연 2%대에 머물러 대출금리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 신한은행의 '신한My플러스 정기예금'이 연 3.30%의 최고금리를 제공하는 등 일부 상품을 제외하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기본 금리는 낮은 편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와 은행의 자금 조달 필요성 감소를 지목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압박이 지속되면서 은행들은 가계대출 공급을 줄이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여왔다.
대출 공급 자체가 축소되다 보니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무리하게 높은 금리를 주며 적극적으로 예금을 유치할 필요성 역시 줄어든 것이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예대차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반기 금리 인상을 앞두고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더 인상할 가능성은 열려 있으나, 대출금리가 오르는 속도를 능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 시장 금리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대출 공급 통제를 위해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확률이 높다"며 "예금금리 인상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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