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싸야 팔렸는데"…해외 나가는 저가커피의 고민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07.09 07:01  수정 2026.07.09 07:01

"가격만으론 경쟁력 없어…차별화 필요"

"초기 인지도, 저가로 높이는 것도 방법"

서울 시내의 한 카페에서 고객이 일회용 컵에 담긴 커피를 들고 있다.ⓒ뉴시스

국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해외 시장 진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가격 경쟁 심화와 포화 상태에 이른 내수 시장, 원가 상승 등 복합적 요소들이 맞물리자 해외진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모양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몽골이나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에 진출하던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최근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 시장 진출을 위한 브랜드 정체성 재정비 및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당초 신흥 시장이 사업 모델을 검증하는 일종의 테스트베드였다면, 최근엔 커피 소비 문화가 이미 성숙한 선진국이 K-저가커피 브랜드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 중인 것이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해외 진출 로드맵은 이미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다.


빽다방 신규 BI. ⓒ더본코리아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빽다방은 전날 기존 한글 중심의 로고에서 영문 브랜드명인 'Paik’s DABANG'으로 변경한 신규 브랜드 로고를 공개했다. 한국의 대중적인 커피 문화를 상징하는 '다방(DABANG)'이라는 고유 명사도 영문 표기에 그대로 살렸다.


해외 소비자들이 자사의 브랜드를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BI'(브랜드 아이덴티티) 재정비 차원으로, 향후 진출 국가가 확대되더라도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8월부터 일본을 시작으로 대만과 중국, 미국까지 점포수를 늘려가겠다는 목표치가 있다"며 "이에 따라 해외에 맞는 BI 전략을 함께 가져가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고, 새 BI가 적용된 간판은 해외에 신규 출점하는 가맹점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빽다방은 내달 일본 도쿄에 1호점 오픈을 확정 지었으며, 연내 일본 2호점까지 추가 개점할 계획이다. 일본 매장의 경우 현지 직장인들의 아침 출근 시간대 빠른 구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용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병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몽골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메가MGC커피 5호점. ⓒ메가MGC커피

메가MGC커피를 운영하는 엠지씨글로벌도 지난해 일본 현지 법인 '메가MGC재팬' 설립을 마쳤다. 다만 아직 진출 방식이나 규모, 시점에 대해서는 내부 조율 중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며 "현재 일본을 비롯한 캄보디아, 미국 시장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메가MGC커피는 지난 2024년 5월 몽골 울란바토르에 첫 해외 매장을 연 이후 현재 8개 매장을 운영 중으로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고객 수 10만명을 돌파했다.


더벤티는 올해 안에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 1호점을 열 계획이다. 출점할 경우 국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중 가장 빠른 미국 진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벤티는 현재 캐나다, 베트남, 요르단 등에서 총 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현지 법인 설립 후 지난해 3월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리치먼드에 첫 매장을 열었고, 베트남에서는 같은 해 6월 호찌민 1호점을 개점했다.


매머드커피는 이미 일본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도쿄 주요 상권에서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앞세워 가성비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상가에 입점한 저가 커피 브랜드 매장들의 모습.ⓒ뉴시스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신흥 시장을 넘어 일본과 미국 같은 선진 시장을 주목하는 배경은 ▲국내와 비슷한 커피 소비 문화 ▲소득 수준 ▲인구 및 규모 ▲원두·우유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 완화 등에 따라 확장성과 성장성,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출근길이나 점심시간에 편의점·카페에서 커피를 구매해 마시는 문화가 일찌감치 자리 잡았으며, 미국은 스타벅스 본사가 있는 대표적인 커피 소비 대국이다.


다만 일본과 미국은 이미 커피에 대해 성숙한 시장인 만큼, 저가라는 단순 가격 경쟁력 만으로 성공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미국 같은 성숙 시장의 경우, 커피 소비가 일상화 됐다는 의미도 있지만, 브랜드가 가진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경쟁력과 소구력을 갖춰야 생존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단순한 저가 커피보다 '차별화 된 저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본·미국 모두 커피 소비 빈도가 높으면서도, 이미 경쟁 브랜드가 포진한 만큼 저가라는 점만 내세워서는 시장에 안착하기 어렵다"며 "스타벅스가 국내에서 마스터프랜차이즈(MF)를 적확히 체결해 자연스레 스며든 사례처럼 현지 시장 진입을 위한 맞춤형 전략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는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해외 소비자들에 초기 브랜드 파워를 가지기 위해서는 저가라는 '가격 인지도'와 '그럼에도 나쁘지 않은 품질'로 어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본이나 미국도 이미 커피 시장이 포화상태인 만큼, 국내 커피 브랜드가 해당 시장에서 차별 요소를 가질 방법은 '가격'밖에 없다"며 "가격 경쟁력을 통해 인지도를 향상시킨 뒤에야 품질로 승부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해외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인지 시킬 수 있는 매력은 '가격이 낮다. 그럼에도 품질은 나쁘지 않다'는 부분으로 어필할 수 밖에 없다"며 "저가 커피 타이틀을 걸고 나온 만큼, 해외 진출의 시작점으로써 이러한 포인트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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