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89조가 던진 신호…'순수 메모리' 하이닉스 이익 눈높이↑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7.09 06:00  수정 2026.07.10 09:18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대부분 메모리서 발생 추정

HBM 비중 높은 SK하이닉스, 수익성 개선폭 더 클 듯

메모리 가격 상승세 지속…일각서 하반기 피크 논쟁도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공모가 '몇 배'(multiple times) 초과 청약됐다고 전해졌다.ⓒ연합뉴스

삼성전자가 2분기 9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내면서 SK하이닉스 실적 기대감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잠정실적의 상당 부분이 반도체, 특히 메모리 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면서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HBM 매출 비중이 높고 메모리 업황 개선 효과가 실적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구조인 만큼, 2분기 영업이익이 기존 컨센서스를 웃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5조원대 중반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최근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SK하이닉스 실적 추정치도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의 잠정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56.2%, 전년 동기보다 1810.3% 증가했다. 잠정실적 단계에서는 사업부문별 수치가 공개되지 않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 개선의 대부분이 메모리 중심 반도체 사업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 지표로 평가된다. 양사가 같은 메모리 가격 환경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삼성전자 실적은 HBM뿐 아니라 범용 D램, 서버용 D램, 낸드까지 메모리 전 제품군의 가격 상승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사업 구조 차이도 SK하이닉스 실적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외에도 모바일, 가전, 디스플레이, 파운드리 등 여러 사업부 실적이 전사 실적에 함께 반영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업황 개선 효과가 매출과 이익률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삼성전자 실적이 메모리 가격 상승을 확인시켜줬다면, SK하이닉스는 그 효과가 더 압축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수익성 방어력이 크다. HBM은 일반 D램보다 가격과 마진이 높은 고부가 제품으로, AI 가속기 수요 확대와 맞물려 공급자 우위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고객사와의 장기공급계약 확대도 실적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AI 데이터센터용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 증가도 실적 개선 요인이다. 그동안 낸드는 D램보다 회복 속도가 더뎠지만,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고용량 eSSD 수요가 늘면서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HBM이 D램 이익률을 지탱하고, eSSD가 낸드 회복을 뒷받침하는 구도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이미 7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만큼, 2분기 관전 포인트는 수익성의 추가 개선 여부보다 초고수익 구간의 지속성이다. HBM과 서버용 D램, eSSD 수요가 이어지면서 증권가에서는 2분기에는 8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전망도 당분간은 우호적이다. 시장조사업체들은 3분기에도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 학습과 추론 수요가 늘면서 HBM과 서버용 D램, eSSD 수요가 동반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메모리 호황이 범용 D램 가격 상승에 크게 의존했다면, 이번 사이클은 AI 인프라용 고부가 제품이 이익 개선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만 호실적 기대감이 커질수록 시장은 이익의 지속 가능성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메모리 가격은 아직 상승세지만, 상승률 둔화 가능성은 피크 논쟁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가격이 하락하지 않더라도 상승 폭이 줄어들 경우 주가는 실적보다 먼저 이를 반영할 수 있다.


마진이 이미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는 점도 변수다. 영업이익률이 70%대 중후반까지 유지될 경우 추가 개선 여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향후 관건은 HBM 공급 확대가 실제 매출로 얼마나 이어지는지, eSSD 수요가 낸드 수익성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끌어올리는지, 빅테크의 AI 투자 속도가 유지되는지 여부다.


업계에서는 당장 메모리 업황의 피크아웃을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가격과 수급 지표가 여전히 강하고, HBM·서버 D램 중심의 장기공급계약도 과거 사이클과 달리 급락을 완충하는 장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의 관심은 단순한 이익 규모보다 이익 증가율과 지속성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HBM 출하 확대 규모와 eSSD 수요 증가에 따른 낸드 수익성 개선 폭이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잠정실적 이후 메모리 가격 상승 효과가 확인된 만큼,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기존 컨센서스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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