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메디슨과 손잡고 마이크로니들 신사업 진출
기술료 이르면 연내…생산 매출은 2029년 전망
김호진 에이치엘지노믹스 대표이사는 8일 오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한보라 기자
에이치엘지노믹스가 코스닥 시장 상장(IPO)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시도한다. 모회사인 한림제약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공모 자금으로는 제2공장을 지어 원료의약품(API) 생산능력을 키운다. 여기서 아낀 자체 자금을 '백신 마이크로니들'이라는 새 먹거리에 투입하는 구조다.
김호진 에이치엘지노믹스 대표이사는 8일 오전 콘래드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2공장을 구축해 그간 어려웠던 글로벌 위탁생산(CMO),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유럽연합(EU) 등 고규제 시장 진출을 준비하겠다"며 "마이크로니들 신사업을 포함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새 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것이 백신 마이크로니들이다. 마이크로니들은 미세바늘로 약물을 전달하는 차세대 제형이다. 냉장 유통이 필요 없어 백신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신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코스닥 상장사 쿼드메디슨과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글로벌 상용화가 예상되는 마이크로니들 제형 백신 3종의 독점 생산·판매권을 확보한 상태다. 공공성이 큰 백신 1종과 수익성이 높은 백신 2종으로 구성된다.
에이치엘지노믹스는 쿼드메디슨의 제조 기술과 설비를 제공받아 마이크로니들 위탁생산 공장을 구축한다. 이후 글로벌 수요처에 독점 공급하는 구조다. 긴밀하게 협업하는 만큼 두 회사는 모든 매출을 나눠 갖는다.
수익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들어온다. 하나는 쿼드메디슨이 글로벌 빅파마와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받는 기술료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사이 발생한다. 다른 하나는 에이치엘지노믹스가 마이크로니들을 직접 생산해 빅파마에 납품하는 매출이다. 공장을 지어야 나오는 만큼 이르면 2029년으로 예상된다. 결국 마이크로니들 사업 전체로 보면 기술료가 올해 하반기부터 먼저 유입되는 셈이다.
김 대표는 "쿼드메디슨의 연구개발 사업 진척에 따라 임상 3상 단계에서 상업화 제조소를 구축할 것"이라며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기술료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구체적인 계약은 아직 진전되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관건은 생산능력(CAPA) 확보다. 에이치엘지노믹스가 계획 중인 공장 투자는 제2공장과 마이크로니들 전용 공장 2건이다. 19년 연속 흑자로 수백억원대 이익잉여금을 쌓은 알짜지만 두 공장을 동시에 감당하기엔 빠듯하다.
제2공장 구축에만 759억원이 든다. 현재까지 집행액은 121억원에 불과하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 약 380억원에 매년 90억~100억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더해도 두 공장을 동시에 짓기엔 부족하다. 공모로 제2공장 자금을 채우고, 아낀 현금은 마이크로니들 공장에 돌리려는 이유다.
먼저 삽을 뜬 건 제2공장이다. 2007년 지은 제1공장은 이미 한계에 가깝다. 김 대표는 "제2공장 구축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해야 할 과제"라며 "제1공장의 3년 평균 가동률은 116% 수준으로 늘어나는 시장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2공장은 올해 3분기 착공한다. 대형 라인 1개와 소형 라인 2개로 구성한다. 제1공장보다 품목당 생산량을 1.5~2배로 늘린다. 유럽 수출에 필요한 선진 품질 기준(EU-GMP)에 맞춰 설계해 다른 제약사 물량을 대신 생산하는 CDMO 사업까지 겨냥한다.
마이크로니들 공장 투자는 쿼드메디슨의 연구개발 절차와 속도를 맞춘다. 부지는 올해 제2공장과 함께 닦지만 착공은 2028년으로 잡혀 있다. 쿼드메디슨의 임상이 진척돼 생산 물량이 나올 시점에 맞춰 공장을 올리는 것이다. 두 회사가 비용을 나눠 부담하는 공동사업 형태로 진행된다.
향후 신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모회사인 한림제약 의존도도 낮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에이치엘지노믹스 매출의 54.5%가 모회사에서 나왔다. 김 대표는 "한림제약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지속적으로 낮춰왔다"며 "제2공장이 구축되면 타사 매출과 신사업 매출이 늘면서 40%대로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이치엘지노믹스는 지난달 16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총 공모주식은 256만5000주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1만8500~2만1500원으로 결정됐다. 밴드 상단 기준 공모 예정 금액은 551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1669억원이다. 수요예측은 이달 2일부터 8일까지 진행한다. 청약은 오는 13~14일 받는다. 상장 예정일은 24일이다. 대표주관사는 KB증권, 공동주관사는 IBK투자증권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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