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시스템, 내국세 중 20.9% 교육교부금에 자동 배정
기획예산처 "현행 시스템, 교육교부금 안정성에 문제 다수 야기"
교육계 "일방적 개편 논의 유감…병력 감소한다고 국방비 안 줄여"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사진 오른쪽)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교육교부금 개편 공개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8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제 개편 여부를 두고 교육부와 기획예산처가 첨예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교육부는 "단순히 아이들이 줄었으니 예산도 줄여야 한다는 식의 일방적인 경제 논리나 수치상의 효율성을 중심으로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반면 기획예산처는 "종합적이며 균형적인 투자와 핵심 인재 양성 등에 대한 다차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한정된 재원을 더 효과적이고 균형 있게 활용할 방안은 없는지를 함께 짚어볼 시점"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와 기획예산처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재정의 새 물길을 열다: 미래세대를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토론회'를 개최했다.
현재는 내국세 총액의 20.79%가 교육교부금에 자동 배정되는 시스템인데 기획예산처는 학령인구 감소 등을 고려하면 초·중등 교육의 핵심 재원인 교육교부금 체제를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육계는 안전·돌봄·디지털 교육 등 신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교부금 개편은 공교육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교진 "미래 성장 동력 훼손 위험" 박홍근 "현행 교부금 구조, 형편 따라 급등락"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최근 학령 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교육 환경의 변화에 발맞춘 합리적인 재정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교육을 단순한 지출로만 바라보는 시각과 그러한 접근은 우리가 어렵게 쌓아온 교육 안전망과 미래 성장 동력을 훼손하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재정 개편은 단순한 예산 삭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소중한 자원을 어떻게 가장 지혜롭게 배분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교육 혁신의 과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2012~2016년 국회 교육위원회에 있으면서 (교육)교부금을 22%까지 올리는 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면서도 "이후 10년의 상황을 살펴보면서 이제는 새로운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내국세 연동 구조는 내국세 형편에 따라서 연도별 교부금이 급등락하면서 교육교부금의 안정성에 문제를 야기한 사례가 많았다"며 교육 재정이 효과적이고 균형 있는 활용을 위해서는 교육교부금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기획예산처는 현재 교부율을 조정하거나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학령인구 등을 반영하는 새 산식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 잘 걷힌다는 이유로 더 큰 금액 자동이체…합리적 배분해야"
이어진 토론에서 패널들은 교육교부금 개편을 놓고 정면으로 부딪혔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고등학생 1명, 중학생 1명, 2명의 자녀를 둔 부모가 매달 월급의 5분의 1을 초중고 교육비 통장에 자동이체한다고 생각해보라"며 "첫째는 올해 대학에 진학을 했는데 마침 올봄부터 월급이 올랐다. 이제 초중고 학생은 한 명뿐인데 월급이 올랐다는 이유로 첫째가 고등학생일 때보다도 더 큰 금액을 그 통장으로 자동이체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학생 수가 줄고 앞으로 더 줄어들 것인데 세금이 잘 걷힌다는 이유로 더 큰 금액을 자동이체하는 것이 국가 재정 전체의 관점에서 올바른 것인지 올바른 선택인지 여러분 스스로 한번 판단해보라"며 "다른 지출 분야처럼 정책 환경, 정책 목표 그리고 국가 재정의 여건을 함께 고려해 시대적 우선순위에 따라 합리적으로 자원이 배분될 수 있어야 바람직한 재정 구조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생 수 감소만으로 재정 축소의 논리 다 설명할 수 없어"
반면 대한민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이기도 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병력이 감소한다고 해서 국방비를 줄이지 않는 것처럼 학령 인구 감소를 근거로 해서 교육 재정을 줄이는 것은 절대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교육 재정이라는 것이 원래 현재 세대가 미래 세대에게 짊어진 책임을 다하고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체결한 세대 간 사회적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키우고 모든 학생들의 교육 기본권을 지키는 데는 교육 재정의 안정적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선호 한국교육개발원 미래교육연구본부장은 "학령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다문화 학생이 굉장히 증가하고 있고 특수 교육 대상자들이 굉장히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학교의 사회적 기능으로 돌봄에 대한 역할 및 책임 등이 굉장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생 수 감소만으로 재정 축소의 논리를 다 설명할 수는 없다"며 "내국세 연동율을 유지한 상황에서 급격한 증가나 감소폭이 생겼을 때 조정 또는 보정하는 장치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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