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 교육부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에 "형사처벌 불안감 여전"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5.28 15:29  수정 2026.05.28 15:30

교총 "고의·중과실 없었음을 교사 스스로 입증해야…이중 책임 구조"

교사노조 "구조적 문제에는 구조적 해법 필요…전면 개편 즉각 나서야"

전교조 "역동적 교육활동 사법부 잣대 맡기는 건 공교육 사멸 부추길 뿐"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상반기부터 현장체험학습에서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교사에게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교육부의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이 발표된 것과 관련해 주요 교원단체는 "교사 불안감을 해소하고 실질적으로 면책보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학교안전법' 개정안 제시, 사고발생시 교육청 전담팀 운영 및 전담 변호사 지원, 보조인력 배치 등 일부 교총의 요구가 반영되기는 했지만 현장의 불안감 해소와 요구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하고 아쉽다"고 밝혔다.


교총은 "교육부의 방안은 교원이 민사·형사상 책임을 면하기 위해 '학교 안전사고관리 지침'을 지켜야 할 뿐만 아니라 고의나 중과실이 없었음을 교사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이중 책임 구조"라며 "법률이 개정된다 하더라도 교사의 지침 준수 여부나 과실 유무에 대한 실질적인 판단은 학교나 행정당국이 아닌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의 몫이라는 점에서 현재와 크게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법적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의 입법례를 준용해 교사의 명백한 귀책사유로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소 자체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학교안전사고 특례법'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구체적으로 ▲교육활동에 필요한 사전 예방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아니한 경우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곤란한 상태에서 학생을 지도한 경우 ▲학교안전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하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필요한 구호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등으로 형사 면책 제외요건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과 입법 정비가 완비돼 교사와 학생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전까지는 현장체험학습 실시 여부와 진행 방식에 대한 결정을 개별 학교의 자율적 선택에 맡겨야 한다"며 "교육청과 교육부가 행정적 지도를 명분으로 학교밖 현장체험학습을 일선 학교에 직접·간접적으로 강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사고 이후 교원의 법적 부담을 완화하려는 시도는 일정 부분 의미가 있다"면서도 "이번 대책은 어디까지나 사고 이후를 전제로 한 사후 대응책에 머물러 있고 교사들이 오랫동안 겪어온 불안과 책임 부담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교사노조는 "구조적 문제에는 구조적 해법이 필요하다"며 "교사의 실시 결정권 보장, 공소제기 제한 도입, 학생·학부모 공동 책무성 법제화, 국가책임제를 포함한 전면 개편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교사들은 여전히 수사와 기소, 형사재판의 공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며 "'형사상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표현은 법적으로 무죄인지 형 면제인지 감경인지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 않아 판사의 재량에 맡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과실 여부’ 판단 역시 수사기관과 법원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역동적인 교육활동을 사법부의 도식적인 잣대에 맡기는 것은 공교육의 사멸을 부추길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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