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깃발 아래 친석·친청…민주당 전대 '리더십 전쟁'

김주혜 기자 (jhaefthr@dailian.co.kr)

입력 2026.07.08 06:30  수정 2026.07.08 06:30

송영길, 논쟁 중심서 영향력 확대

김민석, 당정일치·혁신론 앞세워 공세

정청래, 성과·원팀 강조하며 반격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송영길, 정청래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2대 후반기 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당내 권력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의 뚜렷한 특징은 출사표를 던진 주자들이 일제히 '친명(친이재명)'을 자처하고 있다는 점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전당대회는 송영길 의원과 김민석 전 국무총리, 정청래 전 대표의 3파전이다.


세 사람 모두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핵심 목표로 내걸고 있지만, 정부를 어떻게 뒷받침하고 당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 것인가를 두고 '친석(친김민석)'과 '친청(친정청래)'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정치적 결집이 형성되며 본격적인 리더십 경쟁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송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조승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전당대회는 당대표를 선출하는 절차를 넘어 집권여당의 메시지와 담론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대표 후보들이 전혀 다른 진단과 해법을 내놓는다면 민주당의 지지도 더 떨어질 것"이라며 당정청 관계 재정립과 당내 민주적 숙의 복원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지금까지 당정청 간의 협력 관계가 원활하지 않았고 지방선거 평가와 원인 분석도 서로 달랐다"며 "객관적으로 당원과 국민의 평가를 받아 노선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2030 세대의 이야기가 당 지도부의 언어 속에 잘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청년 의제를 차기 지도부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김 전 국무총리는 같은 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를 통해 당 혁신과 완벽한 당정일치, 숙의와 토론 중심의 당 운영 복원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지난 지도부 체제를 겨냥해 "지난 1년 동안 국정 지지를 정당 지지와 선거 결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며 여당 정치가 당정 조율을 최우선해야 함에도 독단적인 자기 정치의 폐해를 노출했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책임정치고 결과가 불만족스러우면 그에 적정한 선택을 하는 것이 통상"이라며 전날 광주 전일빌딩과 국회 출마 선언에 이어 정 전 대표의 연임 가도에 거듭 제동을 걸었다.


다만 당내 친석·친청 세 대결 기류에 대한 질문에는 "전당대회 과정에서의 경쟁 이후에는 결국 다시 하나가 된다"며 당의 결속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에 정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자신의 당 운영 방식을 적극 옹호하며 친청계의 반격을 주도했다.


그는 당직 인선의 탕평책, 단독 인터뷰 고사, 시스템 경선 원칙 준수 등을 구체적 실례로 제시하며 "결코 자기 사람 심기는 하지 않았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당정 관계에 대해서도 "항상 당정청 원팀, 원보이스를 주장했고 실제 그렇게 했다"며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개청 추진 등 임기 중 거둔 입법 성과와 총선 승리, 정권 재창출 기여도를 피력했다.


오히려 김 전 총리를 향해 "국정에만 전념해야 할 현직 국무총리가 때와 장소에 맞지 않게 '당대표 로망' 발언을 해 평지풍파를 일으킨 것이 대표적 자기 정치 사례"라고 날을 세웠다.


정 전 대표의 반박으로 친청계 세력의 조직적인 결집과 엄호 공세도 전면화됐다. 최민희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방선거 전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좌초 책임을 거론하며 "전 총리께서 답할 일"이라고 김 전 총리를 압박했다.


이성윤 최고위원 역시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 전 총리의 계엄 당일 국회 표결 불참 사유를 따져 물으며 "그 감기약 성분이 무엇이냐"고 몰아세웠다. 한민수 당대표 비서실장도 "당정 간의 혼선이 실제로 있었다면 그 책임에서 총리 자신이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며 방어 전선을 구축했다.


이에 맞서 친석계 인사들 역시 일제히 세 대결에 나섰다. 박선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계엄 당시 김 전 총리의 예리한 상황 분석과 위기 대처 능력을 부각하며 전방위적인 엄호에 나섰다.


박범계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친석 구도에 대한 질문에 "친민"이라고 답하면서도,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 전 총리께서 당대표가 되는 게 순리"라며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이어 정 전 대표의 지난 지도부 운영에 대해 "당청 또는 당정 간의 관계에서 여러 불협화음을 냈던 것들에 대한 판단과 책임 문제, 그리고 태도의 문제는 지적을 해야 되는 게 마땅하다"고 친청계를 정조준했다.


특히 친석계의 당정일치 리더십론은 당대표 선거를 넘어 최고위원 선거 전반으로 세력화되는 양상이다.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이건태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 출연과 국회 출마 선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원들이 요구하는 것은 엇박자 지도부를 교체해 달라는 것,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완벽하게 뒷받침 해달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강력한 완벽한 원팀을 만들고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어야 2년 후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며 친석계 프레임의 선봉을 자처했다.


또한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정 전 대표를 향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혼선, 특검 후보 추천 논란, 퇴임 후 전북에서의 '소외감' 발언 등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누가 자신의 의제를 앞세워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을 주었는지 국민과 당원이 지켜보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처럼 친명 내부가 친석과 친청 구도로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 속에서 당내 인사들 역시 전당대회 기류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데일리안에 "당원들이 바라는 최종 목표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으로 같지만, 그것을 실현할 구체적인 방법론과 당정 관계의 안정성을 두고 친석과 친청 간의 대립 구도가 형성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내년 말까지 국회의원들이 결부된 큰 선거가 없는 만큼 전당대회가 끝나고 나면 새로운 당대표 체제를 중심으로 갈등은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민하 정치평론가는 "김 전 총리는 정부와 손발을 맞추는 대표가 필요하다는 프레임에 부합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는 반면, 정 전 대표의 메시지는 선명한 개혁 노선이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 지지층 외에 설득력을 갖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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