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70%·일본 60% "EU형 한일 경제공동체 추진 찬성"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7.07 13:10  수정 2026.07.07 13:10

대한상의, 한일 국민 각 500명 조사

한국 60% "여권 없이 신분증 왕래" 찬성

ⓒ대한상공회의소

한국 국민 10명 중 7명, 일본 국민 10명 중 6명은 한일 양국이 유럽연합(EU)형 경제공동체 추진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한국과 일본 국민 각각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일 관광협력 및 경제공동체 추진에 관한 의견 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한일 양국이 EU와 같은 경제공동체를 구성하는 방안에 대해 한국 국민의 52.6%는 '당장은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17.2%는 '적극 찬성하며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경제공동체 추진에 찬성한 비율은 모두 69.8%로 집계됐다.


일본에서도 59.8%가 경제공동체 추진에 찬성했다. 특히 최근 5년 내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일본인의 찬성률은 74.5%로, 방문 경험이 없는 응답자(45.4%)보다 크게 높았다. 대한상의는 "상대국 방문 경험이 경제협력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은 글로벌 통상질서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 전략의 하나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국회 강연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안해 온 구상이다.

'한일판 솅겐'은 양국 찬반 팽팽

관광협력 확대에 대한 공감대도 확인됐다. 한국 국민의 76.8%, 일본 국민의 58.0%가 관광협력 확대에 찬성했다. 반대는 한국 16.8%, 일본 21.2%였으며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각각 6.4%, 20.8%였다.


찬성 이유로는 양국 모두 '관광산업 및 내수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한국 71.1%, 일본 63.1%)를 가장 많이 꼽았다.


반대 이유에서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한국 국민은 '역사·감정적 갈등 심화 우려'(51.2%)와 '양국 관계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45.2%)을 주로 꼽은 반면, 일본 국민은 '치안·안전 문제'(71.7%)와 '역사·감정적 갈등 심화 우려'(54.7%)를 가장 우려했다.


출입국 절차 간소화에 대해서도 양국 모두 비교적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여권 없이 자국 신분증만으로 한일 간 출입국을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 한국 국민의 60.4%, 일본 국민의 44.8%가 찬성해 반대(한국 32.8%, 일본 35.0%)보다 많았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한국 6.8%, 일본 20.2%였다.


찬성 이유로는 양국 모두 '여행 절차가 편리해진다'(한국 85.8%, 일본 88.8%)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여권 발급·재발급 비용 절감'(한국 43.7%, 일본 52.7%)도 주요 이유로 제시했다.


일본 국민의 여권 보유율은 2025년 2월 기준 17.5%(일본 외무성)로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언어 장벽과 엔저 기조, 여권 발급 비용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러한 장벽이 완화되면 일본인의 해외여행 수요가 확대되고 방한 관광객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제3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비자 상호인정 제도에 대해서는 양국 모두 의견이 엇갈렸다. '한국 또는 일본 비자 중 하나만 발급받은 제3국 국민이 양국을 연계해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비자 상호인정 제도'에 대해 한국에서는 찬성(50.0%)이 반대(45.2%)를 소폭 앞섰다. 반면 일본에서는 반대(38.6%)가 찬성(34.6%)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한국 4.8%, 일본 26.8%였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일본 비자를 발급받은 제3국 관광객이 별도의 한국 비자 없이 한국까지 연계 여행을 할 수 있게 된다. EU 회원국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조약'에 빗대 '한일판 솅겐'으로도 불리는 이 제도는 대한상의의 '한일 관광협력 경제효과 분석'(2025년 7월)에 따르면 최대 184만명의 추가 방한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일판 솅겐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양국 모두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내수 활성화 기대'(한국 69.2%, 일본 63.0%)를 가장 많이 꼽았다. 반대 이유로는 한국 국민은 '외국인 불법체류·취업 증가 우려'(66.4%), 일본 국민은 '치안 불안 및 범죄 증가 우려'(74.6%)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전경ⓒ대한상공회의소
교통카드·간편결제 연동 기대감

교통카드와 간편결제 시스템의 상호 연동에 대해서도 양국 국민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교통카드 상호 호환이 여행 편의성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한국 국민의 83.0%, 일본 국민의 64.2%가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각각 14.6%, 20.2%였다.


'간편결제 상호 연동' 역시 한국 국민의 85.6%, 일본 국민의 66.0%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재 양국에서는 별도 교통카드 없이 본인의 신용카드나 스마트폰을 개찰구에 태그해 이용하는 '오픈루프(Open-loop)' 결제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박범석 한국관광공사 국제마케팅실장은 "간편결제는 결제 편의성뿐 아니라 각종 할인과 마케팅 혜택까지 제공해 외래 관광객의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며 "자국에서 사용하던 간편결제를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확대되면 여행객 만족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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