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로테이션에 심각한 균열이 생긴 SSG 랜더스. ⓒ 뉴시스
SSG 랜더스가 답 안 나오는 마운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정규 시즌 3위에 오르며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던 SSG는 비시즌부터 대형 악재를 맞이했다. 일단 외국인 에이스 드류 앤더슨이 메이저리그로 복귀하면서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11승 투수 미치 화이트와 재계약하고 드류 버하겐을 영입하며 공백을 메우려 했으나, 버하겐이 메디컬 테스트에서 어깨 이상이 발견돼 급하게 앤서니 베니지아노로 선회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여기에 일본 프로야구 통산 66승에 빛나는 베테랑 다케다 쇼타를 아시아쿼터로 영입해 선발진을 강화했다. 그러자 토종 에이스 김광현이 시범경기 도중 어깨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는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이숭용 감독은 외국인 원투펀치와 다케다, 그리고 지난해 급성장한 좌완 김건우에게 토종 에이스 중책을 맡기고 최민준, 전영준, 김민준에게 5선발 경쟁을 시키는 고육지책을 짜냈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이숭용 감독의 선발 로테이션 구상은 시즌 초반부터 완전히 스텝이 꼬였다. 기대를 모았던 화이트는 구위 저하와 부진을 거듭한 끝에 결국 퇴출 수순을 밟았다. 개막 직전 합류해 전반기 내내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던 베니지아노 역시 끝내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성적 부진으로 웨이버 공시됐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모두 마운드에서 버텨주지 못하면서 투수 운용에 과부하가 걸렸다.
토종 및 아시아쿼터 투수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베테랑의 경험을 기대했던 다케다는 1승 7패 평균자책점 7.43이라는 초라한 성적에 그치며 팬들에게 실망감만 안겼다. 전반기 홀로 6승을 따내며 분전하던 김건우마저 체력 저하로 6월 들어 급격한 하락세를 타는 중이다. 선발진이 무너지자 불펜진으로 여파가 도미노처럼 번졌고, 지난해 리그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필승조마저 동반 부진에 빠지며 팀 성적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했다.
답 안 나오는 선발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숭용 감독. ⓒ 뉴시스
현재 SSG 마운드에 규정 이닝을 돌파한 투수가 단 1명도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선발 투수들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스탯티즈’ 기준 SSG 랜더스 선발진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합산 수치는 단 1.65에 불과하다. 이대로라면 시즌 종료 시점에 선발 WAR이 음수(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 단일 시즌 팀 선발 WAR이 음수를 기록한 사례는 단 두 차례뿐이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0.63)와 1985년 청보 핀토스(-0.94)가 불명예 주인공이다. 만약 음수를 면한다 하더라도, SSG의 전신인 2000년 SK 와이번스가 기록한 역대 최저치인 1.81마저 이미 밑돌고 있는 상태다.
공교롭게도 리그 역사상 최악의 선발 붕괴를 겪은 1982년 삼미, 1985년 청보, 2000년 SK, 그리고 현재의 2026년 SSG까지 네 팀 모두 ‘인천’을 연고로 삼은 팀들이라는 점에서 씁쓸한 평행이론을 자아낸다.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줄 에이스의 부재와 외국인 농사 실패가 맞물리며, SSG는 21세기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굴욕적인 마운드 잔혹사 직전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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