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구 합리화→5극3특→메가특구…2년 준비 끝 첫 실행
국토연은 '중복 최소화', KIPA는 '유사 특구' 경고
이재명 대통령(가운데)이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광주 군공항을 서남권 반도체 메가특구 핵심 부지로 확정하면서 800조원 규모의 서남권 반도체 투자 프로젝트가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다만 국책연구기관들은 메가특구가 기존 특구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수년 전부터 경고해왔다. 정부 정책 자료와 연구보고서를 종합하면 메가특구의 성패는 투자 규모보다 제도 설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가특구는 갑작스럽게 등장한 정책이 아니다. 정부는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특구제도 전반의 기능 점검과 합리화 방안 마련을 추진 과제로 제시했고, 지난해 2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는 지역 특구와 산업클러스터 운영 실태를 점검했다. 이후 지방시대위원회의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추진전략 설계도'를 거쳐 올해 4월 '5극3특 지원을 위한 메가특구 추진방안'을 발표하며 지정 절차와 규제특례 체계를 구체화했다.
정부는 추진방안에서 기존 특구가 소규모 분산 지정과 부처별 분절적 운영, 제한적인 규제특례와 정책지원 등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메가특구를 제시했고 지난달 대통령 주재 국민보고회에 이어 6일 광주 군공항을 첫 핵심 거점으로 발표하며 사업을 실행 단계로 옮겼다.
그러나 국책연구기관들은 메가특구 추진 이전부터 특구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국토연구원은 2023년 정책브리프에서 새로운 특구를 늘리기보다 기존 특구 간 연계와 중복 최소화가 우선돼야 하며, 조성 중심이 아닌 운영과 관리까지 고려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한국행정연구원(KIPA)은 작년 말 발간한 '메가특구의 규제특례 부여 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이미 다수의 지역에 다양한 형태의 특구가 지정·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메가특구의 도입은 또 하나의 유사한 특구를 도입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메가특구가 기존 특구를 단순히 하나 더 추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규제·산업·인재·정주여건을 아우르는 '상위 플랫폼'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전력과 용수 확보, 규제특례,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메가특구를 국가 전략산업 육성의 핵심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결국 메가특구의 성패는 특별법과 전력·용수 공급체계, 규제특례를 기존 특구와 얼마나 차별화해 설계하느냐에 달렸다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가특구의 경쟁력은 부지 선정이 아니라 전력과 용수, 인허가, 규제특례를 얼마나 빠르게 현실화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특별법을 통한 제도적 뒷받침이 실제 투자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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