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폐기물 해법 찾았다…인하대, '생분해 전자소자' 개발

장현일 기자 (hichang@dailian.co.kr)

입력 2026.07.06 13:32  수정 2026.07.06 13:32

생분해형 유기 전기화학 트랜지스터 구현…환경·의료 센서 활용

인하대 전경 ⓒ 인하대 제공

인하대와 광주과학기술원(GIST) 공동 연구진이 사용 후 별도의 회수 과정 없이 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친환경 전자소자를 개발하며 전자폐기물 문제 해결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인하대는 심봉섭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윤명한 G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생분해가 가능한 유기 전기화학 트랜지스터(OECT)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최근 환경 감시와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센서를 대규모로 설치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제작 비용은 물론 사용 후 발생하는 전자폐기물 처리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성능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전자소자 개발에 집중했다.


연구팀은 전도성 고분자 소재인 PEDOT에 천연 점토 광물인 몬모릴로나이트(MMT)를 결합해 생물학적 분해 가능성을 높인 기능성 소재를 제작했다.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점토를 적용했음에도 전자소자의 구동 성능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자의 내구성도 개선했다. 종이 기반 전자소자가 습기에 취약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판의 강도를 높이고 표면에 방수 특성을 부여해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쇄형 전자소자를 완성했다.


연구진은 제작한 소자를 슈퍼웜을 이용한 실험으로 검증했다. 실험 결과 슈퍼웜은 전극과 기판, 기능성 층을 포함한 소자 전체를 약 일주일 만에 섭취했으며, 실험 과정에서도 90% 이상의 생존율을 유지했다.


또한 슈퍼웜의 배설물을 분석한 결과 전자소자를 구성하는 물질의 화학 구조가 변화한 흔적이 확인돼 실제 작동하는 전자소자도 생물학적 분해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향후 환경 모니터링, 의료 진단기기, 스마트농업 등 수많은 센서를 설치하는 분야에서 사용 후 폐기되는 전자기기의 환경 부담을 크게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고분자 분야 국제학술지 'Polymer Science & Technology' 게재가 확정됐다.


심봉섭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개별 소재 수준을 넘어 실제로 작동하는 전자소자까지 생물학적 처리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친환경 전자소자 상용화와 순환형 전자산업 발전에 중요한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연구실지원사업, 전통문화원천기술개발사업, 우수연구·중견연구사업, 이노코어(InnoCORE) 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인하대 홍영범 박사과정과 GIST 나현준 박사과정, 조일영·이다영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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