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무역안보 침해 범죄 7703억원 적발…역대 최대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7.06 11:27  수정 2026.07.06 11:27

관세청 CI. ⓒ관세청

국산 둔갑 우회수출과 전략물자 불법수출 등 무역안보 침해 범죄 적발 규모가 올해 5월 말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관세청은 올해 5월 말까지 무역안보 침해 범죄를 집중 단속한 결과 모두 7703억원 규모를 적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연간 적발액인 6556억원을 5개월 만에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단속은 강대국 간 패권 경쟁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경제안보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산 둔갑 우회수출과 전략물자 불법수출을 중점 대상으로 실시됐다. 관세청은 무역안보 수사를 독립 전문 분야로 격상하고 본청과 주요 세관에 전담 조직과 인력을 배치해 단속을 강화했다.


적발액 가운데 국산 둔갑 우회수출은 5273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 4573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전략물자 불법수출도 243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적발액인 1983억원을 웃돌았다.


관세청은 국산 둔갑 우회수출이 K-브랜드 이미지를 악용하거나 수입규제와 고관세, 반덤핑·상계관세 등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국가별·품목별 관세율 변화에 따른 우회수출 가능성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외국산 전기 이륜차 배터리 4606점을 한국산으로 위장해 제3국으로 수출한 업체를 적발했다. 해당 업체는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표시하거나 단순 조립과 성능검사만 거친 뒤 한국산으로 속여 약170% 높은 가격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특정국산 반도체 장비 23만점을 ‘MADE IN KOREA’ 스티커만 부착해 한국산으로 둔갑시킨 뒤 미국으로 수출한 업체도 적발됐다. 국내 업체와 미국인 피의자가 공모해 우리나라를 우회수출 경유지로 활용한 사례다.


이차전지 제조설비를 제3국으로 수출하는 것처럼 꾸며 실제로는 다른 국가로 불법 이전하려 한 사건도 적발됐다. 적발 금액은 4768억원으로 관세청이 적발한 단일 무역안보 사건 가운데 최대 규모다. 관세청은 국가정보원과 공조해 수출 허가 대상 설비의 불법 이전 시도를 차단하고 핵심기술 추가 유출도 막았다고 설명했다.


고성능 AI 서버 816대를 허가 없이 해외로 수출한 사건도 적발됐다. 해당 사건은 첨단 GPU가 탑재된 AI 서버를 여러 국가를 경유해 우회수출하려 한 국제 조직 범죄의 일부로, 관세청은 국제 공조를 통해 해외 총책을 확인하고 국내 업체의 위법 행위와 명의 도용 피해 사실도 밝혀냈다.


김정 관세청 조사국장은 “무역안보 침해 범죄는 특정 업체의 법령 위반을 넘어 우리나라 국제 신인도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라며 “무역안보 수사 인프라와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강화하고 산업부, 외교부,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경제안보 침해 범죄를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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