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이 부추기는 '배재고' 논란…국민의힘 "李 분열 정치가 빚어낸 촌극"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7.03 16:31  수정 2026.07.03 16:31

김기현 "아이들 죽이기 여념 없어"

나경원 "인민재판식 가혹한 중징계"

박상웅 "어른 문제를 비겁하게 떠넘겨"

김민전 "李 갈라치기 걸었기 때문"

지난달 29일 고교야구 대회 도중 광주일고를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을 빚은 배재고 야구부를 비판하는 근조 화환이 2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앞에 놓여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전날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출전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내렸다. ⓒ뉴시스

서울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응원 구호를 외쳐 출전 정지 6개월을 받았지만, 여권의 비판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분열 정치가 빚어낸 과잉 이념화 촌극"이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재고 논란에 대해 "인간이라면 이런 걸로 장난치고 폄훼하면 안 되는 것"이라면서 "아픔이 남아 있는 역사적 사건을 폄훼하고 조롱하는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울먹이면서 말했다.


앞서 5·18 민주화운동 조롱 논란이 불거진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은 지난 1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6개월간 전국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중징계가 내려졌음에도 여권에선 학생들을 질타하는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고, 급기야 5·18 왜곡 도서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여당이 문제로 삼고 있는 대상은 고등학생이다.


국민의힘은 해당 학생들의 잘못은 지적받아야 하지만, 집권 여당까지 나서 비난을 쏟아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마저 서슬 퍼런 정권의 눈치를 보며 과도한 징계부터 일단 지르고 보더니, 온갖 좌파 인사는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장관까지 나서 '아이들 죽이기'에 여념이 없다"며 "건수 하나 잡으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어떻게든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 이용하려는 본색이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6개월 출전 정지는 야구 인생 자체를 꺾어버리는 매우 가혹한 연좌제적 처벌"이라면서 "자의적인 연상 작용으로 혐오의 굴레를 씌우는 행태는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분열 정치가 빚어낸 과잉 이념화 촌극"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어른들의 내로남불과 위선을 감추기 위해 만만한 학생을 제물로 삼고, 사회적 낙인을 찍어 광장에 매달아 두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잔인한 폭력"이라면서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소명 기회조차 주지 않고 단 이틀 만에 허겁지겁 사형 선고부터 내린 것이 과연 그들이 말하는 스포츠 공정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수 생명을 끊는 인민재판식의 가혹한 중징계가 아니라, 재발 방지 교육과 지도 중심의 합리적인 재고, 선처를 관계 당국에 강력히 당부한다"면서 "덮어두고 억누르는 맹목적인 처벌과 강요로는 결코 미래 세대의 진정한 공감과 존중을 얻어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원내부대표인 박상웅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학생들의 잘못은 가르쳐야지 미래를 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은 김일성 만세를 외치고 6·25를 항미원조 전쟁이라고 주장해도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면책되는 사회가 됐다"며 "그 자유는 사람과 내용에 따라 다른 잣대로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18 민주화 운동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고, 상대 선수와 지역 주민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었던 만큼 진심으로 반성해야 한다"면서도 "이번 징계 결정은 학생에게 다시 설 기회보다, 운동선수로 나갈 길부터 막아버렸다. 어른들이 문제를 키우고 그 대가를 학생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비겁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민전 의원은 "'스타벅스 가자'고 하는 말이 언제부터 혐오의 언어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대통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갈라치기 프레임을 걸지 않았다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분열의 지도자가 끼치는 해악이 우리 미래 세대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라면서 "선수 생명에 영향을 주는 과도한 징계를 비롯해 학교에 근조화환을 보내는 과도한 심리적 폭력은 더 큰 갈등과 혐오의 씨앗을 미래 세대에 심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어른들은 미래 세대에 혐오와 갈등의 씨앗을 뿌릴 것이 아니라 치유와 화해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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