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유예 직전 '수상한 매수'…"애플·버크셔 수백만달러 담았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7.03 23:05  수정 2026.07.03 23:05

관세 뒤집기 직전 집중 매수…이해충돌 논란 재점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일 미 워싱턴DC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증권 계좌에서 대규모 주식 매매가 이뤄진 시점이 주요 정책 발표와 맞물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특히 관세 유예 발표 직전 수백만 달러 규모의 주식을 사들인 사실이 확인되면서 민주당은 물론 윤리 전문가들까지 조사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공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 명의의 증권계좌에서는 지난해 2만1000건이 넘는 주식 거래가 이뤄졌으며 상당수가 시장을 크게 움직인 정책 발표 전후에 집중됐다고 보도했다.


가장 주목받는 거래는 지난 4월 8일이었다. 당시 미국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 관세 발표 충격으로 급락한 상태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계좌에서는 이날 360만 달러(약 49억원) 이상 규모의 주식이 대거 매수됐다. 매수 종목에는 애플과 버크셔 해서웨이 등 대표 우량주가 포함됐다.


불과 하루 뒤인 4월 9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금이 매수할 때"라고 글을 올린 뒤 상당수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증시는 폭등했고 S&P500지수는 하루 만에 약 9% 급등하며 코로나19 이후 최대 상승폭 가운데 하나를 기록했다. 관세 유예 직전 이뤄진 대규모 매수는 막대한 평가이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WSJ는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 계좌가 정부의 전략적 투자 발표 직전 희토류 업체 MP머티리얼스를 매수했고, 백악관의 인공지능(AI) 정책 발표를 앞두고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주도 대거 사들였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18일에는 하루 거래 규모만 7500만 달러를 넘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대통령이 직접 거래를 지시하지 않았으며 자녀들이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WSJ는 정책 결정권자가 보유한 계좌에서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발표 직전 대규모 거래가 반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 자체가 윤리적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재산공개를 늦게 제출해 과태료를 납부했지만 법적 공개 의무는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WSJ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대이란 정책 발표 직전에도 선물시장과 옵션시장에서 이례적인 거래가 포착됐다고 보도하며 시장 내부 정보 유출 가능성을 둘러싼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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