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 '허위조작정보 근절법'…표현의 자유 '국가 검열'에 짓밟힐라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6.07.03 13:52  수정 2026.07.03 16:14

최대 10억원 과징금…온라인 커뮤니티·정치권서 찬반 공방

방미통위 "피해 구제 위한 제도" 전문가 "제도 보완해야"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가운데)이 2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2026년 제20차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해 광고 등의 수익을 얻은 자에게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 시행이 오는 7일로 다가온 가운데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비판적 의견까지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제20차 전체회의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시행령 개정안과 관련 고시를 의결했다.


시행령은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범위를 신설하고, 이용자수를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 동안의 하루 평균 이용자수 100만명 이상인 경우로 규정했다. 카카오톡과 같은 폐쇄형 개인 간 대화 서비스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오픈채팅 등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공개형 서비스는 규정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처벌 조항도 강력하다. 법원에서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로 인정돼 판결이 확정된 정보를 정보통신망에 2회 이상 유통하고 직전 3개월 동안 총 3개 이상 정보를 게재해 광고 등 수익을 얻은 자에게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독자 수가 10만명 이상이거나 직전 3개월 동안 게시한 정보의 월별 합산 조회수 평균이 10만회 이상인 경우 해당된다.


정부는 이번 법안이 불법‧허위조작정보 유통을 막고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이번 제‧개정안은 불법‧허위조작정보 유통을 막고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마련된 상위 법의 개정 취지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향후 제도가 현장에 안착되는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도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온라인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민수 상임의원은 29일 전체회의에서 "모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공론장을 위축하며 헌법에 반한다는 것은 과하다"면서 "여기서 말하는 허위조작정보는 공동체적 가치를 침해하거나 훼손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행 초기 시장 혼란과 알권리 및 표현의 자유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며 유연한 법 집행과 충분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날 회의에서 최수영 방미통위원은 "법 시행 초기 시장 혼란을 줄이는 기간이 필요하다. 강력한 징벌만이 능사가 아니라 초반에는 유연하게 대처해 혼란에 대한 보안을 줘야 한다"며 3개월 계도기간을 제안했다. 류신환 위원은 "시행령안 시행에 원칙적으로는 동의한다"면서도 "일정 계도 기간 설정은 어렵더라도 사업자들의 의견을 반영할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의 철회 촉구에 관한 청원.국회전자청원 캡처

법안 시행을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게시판에서 한 작성자는 "범죄자들만 두려워할 법안이어서 일반 이용자는 문제가 없다"고 평가한 반면, 다른 게시자들은 "허위정보와 불법정보의 기준이 모호해 자의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24일 SNS에 “문제는 무엇이 허위조작 정보인지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산하 투명성센터의 지원을 받는 사실 확인 단체가 결정한다는 것”이라며 “형식적으로 사실 확인 단체를 경유할 뿐, 실질적으로는 ‘정부가 무엇이 사실인지를 결정하는 구조’”라고 했다.


무엇이 허위조작정보인지 가려내는 실무는 민간단체인 '사실확인 단체'에 맡긴다고 하지만, 이 단체는 방미통위 산하 '투명성센터'의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받는다는 점에서 독립성 훼손 우려가 지적된다. 정부의 재정 지원이 사실확인단체의 독립성을 약화시키고 사실상 내용에 대한 영향력 행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국회전자청원에서도 이를 지적하며 법안 개정 시행 철회를 촉구하는 게시글이 동의 수 14만명을 넘어섰다.


청원인은 "'허위조작정보'를 정하는 주체가 정부와 국회로 고정돼 '정부와 국회의 맘에 들지 않는 사실과 진실을 알린 사람'을 '허위 정보 유포자'로 만들어 처벌할 수 있다"면서 "위헌의 소지가 다분한 위험한 법안"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방미심위(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등의 행정 심의 기능과 결합해 마음에 들지 않는 인터넷 기사나 게시글을 광범위하게 심의∙제재하는 국가 검열의 도구로 악용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법 시행 이후 부작용과 집행 과정의 문제점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제도 보완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두식 동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연구원은 "법안이 일정 규모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고 선을 그어놓기는 했지만 표현의 자유에 위배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법안 시행 이후 장단점을 확인하고 상황에 따라 규제를 완화한다든지 법을 다시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원식 동덕여대 커뮤니케이션콘텐츠전공학과 교수는 "허위·조작정보와 혐오표현이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큰 만큼 이를 균형 있게 관리하려는 제도의 취지는 이해한다"며 "다만 정부 지원을 받는 팩트체크 기관이라면 지원은 하되 운영에 개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정치적 공정성과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도의 실효성과 형평성 문제도 지적했다. 홍 교수는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와 국내 플랫폼 사업자를 과연 동일한 기준으로 집행할 수 있을지가 우려된다"면서도 "구글이나 메타 같은 해외 플랫폼에는 행정적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반면, 국내 플랫폼에는 제재가 집중될 경우 국내 사업자만 불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평가가 나오지 않도록 제도 운영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방미통위는 법 시행 이후 사업자와 이용자 의견을 수렴하면서 제도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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